척당 100억 프랑스 상납, LNG화물창 국산화 이번엔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7.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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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당 100억 프랑스 상납, LNG화물창 국산화 이번엔 성공할까


조선3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 기술 개발에 다시 도전한다. 프랑스 GTT사가 독점해 선박 건조 과정에서 로열티를 주고 있는데다 수소운반선과도 연동될 수 있어 국산화 필수 과제로 손꼽혀온 기술이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감한 산업통상자원부의 'LNG선박용 화물창 개발' 지원 공모 사업에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가 세운 합작투자회사 KLT가 지원했다. 한국가스공사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6년 LNG 화물창의 국산화를 위해 세운 회사다.



LNG 화물창은 초저온의 LNG를 보관하는 탱크다. 영하 160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조선 3사의 10년 도전의 역사가 이번엔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산 화물창 개발史 10년…KC-1 결함 딛고 재도약하나
척당 100억 프랑스 상납, LNG화물창 국산화 이번엔 성공할까
가스공사와 조선3사가 LNG 화물창 개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NG 화물창 로열티는 한 척당 100억원 이상으로 선가의 5%에 해당한다. 지금껏 GTT에 지급한 화물창 로열티만 3조원이 넘는다.



조선3사는 이 비용을 국내로 돌리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LNG화물창 개발에 착수했다. 2010년대엔 가스공사와 조선3사 모두 자체 LNG 화물창 기술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이 2011년 자체 LNG 화물창 KCS의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독립형 LNG 화물창 개발에 이어 2013년 현대멤브레인 LNG 화물창, 2019년 하이멕스 개발에 성공하는 등 꾸준히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왔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7년 솔리더스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까지 글로벌 5대 메이저 선급으로부터 모두 적합 인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가스공사에서 개발한 'KC-1' 기술에 결함이 확인되면서 다른 화물창 기술 도입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기술을 적용한 LNG선 2척은 2018년 4월 화물창 선체 외벽에 결빙이 발생했다. 이후 197억원을 들여 한차례 보수를 했지만 지난해 5월 또 같은 결함이 생겨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다시 보수 중이다.


산업부의 이번 화물창 개발 지원 사업도 KC-1의 성능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에 2022년까지 4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주·조선업계 모두 "국산화 아직…실증 필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가스텍 행사에 설치된 현대중공업 부스/사진제공=현대중공업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가스텍 행사에 설치된 현대중공업 부스/사진제공=현대중공업
KC-1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LNG 화물창 국산화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주류다. GTT 화물창이 척당 100억원인 반면 국산 화물창은 척당 최대 36억원의 비용만 내면 된다. 그럼에도 주문이 없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 입장에선 시장에서 검증 안 된 제품을 쓰고 싶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용보다도 안정성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국산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선주사들은 발주를 할 때부터 GTT 화물창 기술을 선택해서 계약하기 때문에 설득하기가 어렵다"면서 "정부에서도 한국형 화물창 산업을 키우려고 KC-1을 발주했는데 결함 등이 발견되면서 변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선주 측에서도 아직은 GTT를 더 신뢰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에 산업부 화물창 개발 지원 사업 성과에 따라 국산 화물창 도입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이미 국산 KC-1을 적용한 LNG선들은 기술 결함으로 운송하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선주들의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선 기술 개선과 실증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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