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스트 AI조직 대폭 강화…삼성전자 '초대형 M&A' 나올까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7.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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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가운데 세바스찬 승(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이 부회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가운데 세바스찬 승(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이 부회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맡은 삼성넥스트가 AI(인공지능) 조직을 강화하고 전사 차원의 투자처 확보에 나선다. 그동안 삼성넥스트가 삼성전자의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주도한 만큼 AI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넥스트의 '넥스트 프로덕트' 그룹에 IBM과 노키아 등 글로벌 유력 기업의 IT 엔지니어들이 속속 합류했다. 컴퓨터 비전과 NLP(자연어처리) 머신러닝, 일반 머신러닝 등 AI 각 분야의 고급 인력을 영입한 것으로 AI 신규사업 확보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2017년 3월 출범한 삼성넥스트는 그 이전부터 삼성전자 M&A의 최첨병 역할을 도맡아 왔다. 삼성전자가 2015년 인수한 '삼성페이'의 전신인 루프페이도 삼성넥스트의 전신이 IM사업부에 소개하며 빅딜이 성사됐다.

스마트싱스(IoT·사물인터넷, 2014년)와 조이언트(클라우드, 2016년), 비브랩스(AI, 2016년) 등 삼성전자의 크고 작은 투자도 대부분 삼성넥스트 작품이다. 2018년까지 삼성전자는 삼성넥스트를 구심점으로 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산업 영토를 계속 늘려왔다.



하지만 2년 전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전문 기업인 하만 인수를 끝으로 이렇다 할 대규모 투자가 없는 상태다. 업계는 삼성넥스트의 이번 AI 조직 강화가 관련 M&A로 이어질지 촉각을 세운다.

특히 AI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에 비해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훨씬 높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AI를 비롯해 5G(5세대 통신), 바이오, 전장부품 등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AI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딥마인드는 구글이 2014년 5억달러(약 6000억원)에 사들인 업체다. 삼성전자가 단숨에 이를 능가하는 AI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려면 초대형 M&A가 필수적이라는 평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삼성넥스트와 삼성리서치의 AI 협업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내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AI 인력풀이나 AI 기술력은 구글에 비해 다소 뒤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 부회장의 '뉴삼성' 핵심 키워드인 AI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략적 투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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