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스타트업에 300억 배팅,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7.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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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IPO 앞두고 '몸집 불리기' 본격화…조 단위 기업가치 거론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가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웹툰·웹소설 등 국내외 원천 IP(지적재산권)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부터 300억원대까지 모기업 카카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전방위 투자에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지분 12.46%(1378만7759주)를 322억원에 취득했다. 투자규모는 자기자본 3382억원 대비 9.53%에 달한다.

래디쉬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영미권 기반 모바일 특화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번 투자유치에는 카카오페이지 외에도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총 투자유치 규모는 760억원이다. 래디쉬의 이번 투자유치는 올 VC업계 통틀어서 5위권에 해당하는 액수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하반기 IPO를 앞두고 2018년 9월부터 아홉 차례의 지분투자 및 M&A(인수합병)을 단행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웹툰·웹소설 등 원천 IP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만화출판사·웹툰·웹소설 등의 콘텐츠업체를 둘러싼 M&A 및 지분투자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규모는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3년 웹소설 시장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시장규모가 4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래디쉬는 미국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집단 창작 방식과 실리콘밸리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의 데이터 기반 제작 및 퍼포먼스 마케팅 방식을 웹소설 IP에 적용하면서 VC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 상반기 일평균 매출 1억3600만원, 월평균 매출 약 3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이번 래디쉬 투자는 국내외 IP 확보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란 성장전략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콘텐츠 기업 네오바자르(138억원, 68%) △중국 웹툰 유통업체 다온크리에이티브(99억원, 66%) △국내 만화출판사 학산문화사(147억원) △대원씨아이(150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100억원)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웹소설 관련 회사인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와 알에스미디어에도 각각 35억원과 41억원을 투입해 종속 회사로 편입시켰다. 모기업인 카카오 (54,400원 ▼400 -0.73%)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지 유상증자에 참여해 637억원의 '실탄'을 투입했다.

/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
올 하반기 IPO 목표…"해외매출 비중 70~80% 확대 목표"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카카오페이지는 국내보다는 해외 성장 가능성에 훨씬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70~80% 이상의 수익을 해외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어떻게 해외시장에서 탄탄한 유통구조를 만들고 지속적인 제작 파이프라인을 마련해 산업을 키울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2571억원, 영업이익으로 141.9% 증가한 30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발판으로 올해 IPO 추진 시 조 단위 이상의 기업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동종업계 비교대상 기업 중 하나인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45,950원 ▼50 -0.11%)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264억원을 기록했으며 20일 기준 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2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14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2200선까지 회복하며 안정을 되찾을 것도 카카오페이지 성공적인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VC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의 원천 IP사업이 게임·영화·드라마 등 K컬쳐의 새로운 업종 카테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 창작자들의 탄탄한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게임·영화·드라마 등과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게 카카오페이지의 성장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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