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
래디쉬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영미권 기반 모바일 특화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번 투자유치에는 카카오페이지 외에도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대교인베스트먼트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총 투자유치 규모는 760억원이다. 래디쉬의 이번 투자유치는 올 VC업계 통틀어서 5위권에 해당하는 액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웹툰·웹소설 등 원천 IP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만화출판사·웹툰·웹소설 등의 콘텐츠업체를 둘러싼 M&A 및 지분투자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규모는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3년 웹소설 시장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시장규모가 4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래디쉬는 미국 헐리우드 스튜디오의 집단 창작 방식과 실리콘밸리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의 데이터 기반 제작 및 퍼포먼스 마케팅 방식을 웹소설 IP에 적용하면서 VC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 상반기 일평균 매출 1억3600만원, 월평균 매출 약 3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이번 래디쉬 투자는 국내외 IP 확보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란 성장전략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콘텐츠 기업 네오바자르(138억원, 68%) △중국 웹툰 유통업체 다온크리에이티브(99억원, 66%) △국내 만화출판사 학산문화사(147억원) △대원씨아이(150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100억원)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웹소설 관련 회사인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와 알에스미디어에도 각각 35억원과 41억원을 투입해 종속 회사로 편입시켰다. 모기업인 카카오 (54,400원 ▼400 -0.73%)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지 유상증자에 참여해 637억원의 '실탄'을 투입했다.
/사진제공=카카오페이지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70~80% 이상의 수익을 해외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어떻게 해외시장에서 탄탄한 유통구조를 만들고 지속적인 제작 파이프라인을 마련해 산업을 키울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2571억원, 영업이익으로 141.9% 증가한 30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발판으로 올해 IPO 추진 시 조 단위 이상의 기업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동종업계 비교대상 기업 중 하나인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45,950원 ▼50 -0.11%)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264억원을 기록했으며 20일 기준 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2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14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2200선까지 회복하며 안정을 되찾을 것도 카카오페이지 성공적인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VC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의 원천 IP사업이 게임·영화·드라마 등 K컬쳐의 새로운 업종 카테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 창작자들의 탄탄한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게임·영화·드라마 등과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게 카카오페이지의 성장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