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식 분양권' 몸값 껑충...신주인수권 투자해볼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7.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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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빌딩 /사진=김휘선 기자한진빌딩 /사진=김휘선 기자


지난 16일 상장된 한진칼 신주인수권 몸값이 크게 올랐다. 조원태 회장과 주주연합 측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원하는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은 신주인수권의 장점이다. 그러나 △주가 변동에 따라 이익과 손실에 한도가 없다는 점 △특약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행사가액 △신주인수권 권리행사 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20일 오전 11시 43분 한진칼 신주인수권인 한진칼 3WR은 전 거래일 대비 50원(0.22%) 떨어진 2만2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1.59% 급등한 지난 17일 이후 오름세는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상장 당시 이론가(1만5751원)보다 높다.



신주인수권이란 일종의 '주식 분양권'이다. 해당 주식을 일정 행사가에 구매할 수 있는 권리다. 신주인수권은 BW에서 발생한다. BW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사채와 신주인수권로 구성된 BW 중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거래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에 투자한 투자자는 주가와 행사가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예를 들어 현재 행사가 5만원짜리 A라는 주식의 신주인수권 가격이 2만원이라고 할 경우 현재 주가는 최소 7만원 이상은 돼야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현재 한진칼의 신주인수권은 고평가된 상황이다. 행사가가 8만2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최소 10만4750원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진칼 (57,400원 ▼100 -0.17%) 주가는 9만3900원이다.


그럼에도 한진칼 신주인수권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올해 4만원대였던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으로 2배 넘게 올랐다. 경영권 분쟁이 현재 진행형인만큼 향후 지분 경쟁에 따른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 측이나 주주연합 중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는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신주인수권의 가치는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주인수권이 100% 행사될 경우 발행주식 대비 지분율은 5.3%다. 현재 조 회장 측 41.81%, 3자 연합 측 44.82%인 걸 감안하면 의미있는 지분율이다.

신주인수권에 투자할 때 가장 유의해야할 점은 일반 주식과 달리 상하한가가 없다는 점이다. 또 시장가나 조건부지정가 주문은 안 되고 지정가 주문만 가능하다.

주가가 폭락할 경우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주가가 행사가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신주인수권의 가치는 사라진다. 굳이 신주인수권을 매수해 주식으로 바꾸는 것보다 장내에서 직접 주식을 매수하는 게 저렴하다.

다만 한진칼은 리픽싱(행사가 재조정) 조항을 넣어둔긴 했다. 최소 행사가의 70% 수준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5만7750원까지 신주인수권 행사가를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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