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덕에 2200 올라온 코스피…"경기민감주, 대세는 아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7.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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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코스피가 미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상승 마감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43(0.80%)p 오른 2,201.19를 나타내고 있다. 2020.07.17.   amin2@newsis.com[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코스피가 미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상승 마감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43(0.80%)p 오른 2,201.19를 나타내고 있다. 2020.07.17. [email protected]


2주 넘게 2100선을 횡보하던 코스피가 코로나19(COVID-19) 백신 호재에 2200선에 올라섰다.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등에 힘입어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아진 성장주가 당분간 조정에 들어갈 수는 있으나, 경기민감주로 주도 흐름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7.43포인트(0.80%) 오른 2201.19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상승 폭을 키워 2200선을 회복했다.



개인은 108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29억원, 3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 증권, 의약품이 2~3%가량 올랐고, 서비스업, 제조업 등도 1%대 강세였다. 반면 은행, 건설업, 통신업, 음식료품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LG화학 (373,500원 ▲500 +0.13%)(-1.34%), 삼성SDI (408,500원 ▼5,000 -1.21%)(-0.65%)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특히 그린 뉴딜 정책 여파가 이어지며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6.82% 상승했다.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도 4% 넘게 올랐고,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NAVER (181,500원 ▼1,200 -0.66%) 등도 1%대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8.15포인트(1.05%) 상승한 783.2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919억원, 66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041억원을 사들였다.

업종은 대부분 빨간 불을 켠 가운데 반도체, 유통, 제약 등이 1~2% 넘게 올랐고, 정보기기는 1%대 약세였다. 통신방송서비스, 종이·목재 등은 약보합세였다.


시총 상위 10개사 중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가 전날 호실적에 힘입어 7.99% 오르며 가장 상승 폭이 컸다.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도 4.11% 상승했다. 알테오젠 (173,700원 0.00%)(-0.45%), 펄어비스 (30,750원 ▲150 +0.49%)(-1.21%), CJ ENM (77,700원 ▲1,100 +1.44%)(-0.17%) 등은 약세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0.5원 내린 1205.1원에 마감했다.

[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5.19.[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상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5.19.
2100선을 횡보하던 코스피는 이번주 코로나19 백신 관련 호재 덕분에 2200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증시 상승을 견인해온 언택트(비대면)·바이오·2차전지주가 주춤하고, 자동차·철강 등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였다. 치료제·백신 개발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경기민감주가 추세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입된 덕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장주 주도 흐름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료제·백신의 효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아직 3상 임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상용화까지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용화 이후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가치주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2007년(중국 관련주), 2011년(차화정), 2017년(IT) 당시에도 상승 추세에 주도주가 교체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주도주는 성장주"라며 "한국 증시는 인터넷, 2차전지, 반도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가 힘을 받으려면 외국인의 국내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 제고가 필요한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실적 시즌 전후로 언택트 등 성장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쉬어갈 수는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는 한 주도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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