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노르웨이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신규 발주는 한 건도 없을 전망이다.
조선업계 시각도 리스타드에너지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 봐선 올해 추가 FPSO 발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FPSO 발주가 이처럼 저조한 까닭은 무엇보다 유가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원유 생산설비의 특성상 고유가가 이어져야 발주처가 FPSO 운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유가 흐름은 배럴당 50~60달러대를 보인 지난해보다 훨씬 낮아졌다. 한때 10달러대(두바이유 기준)까지 밀린 유가는 최근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 수요가 크게 둔화된 것도 발주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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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사들이 노리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연내 발주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예컨대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는 한국 삼성중공업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FPSO 발주처인 네덜란드 에너지 업체 로열더치셸이 발주를 계속 미루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33,200원 ▲1,550 +4.90%)이 노리고 있는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에퀴노르의 해양플랜트 발주도 계획 자체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FPSO를 비롯한 해양플랜트 발주 전망이 이처럼 어두운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가 위치한 경남 거제시는 해양플랜트 일감 부족으로 최대 8000명의 협력사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현대중공업은 줄어든 일감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해양사업부를 조선사업부로 통합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발주는 시간이 지나면 속속 나올 수밖에 없지만 올해 안에는 신규 발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LNG선 등 선박 발주가 늘어야 그나마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부진을 일부라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