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증시에서도 대부분 철강·금속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종 대장주인 POSCO (360,500원 ▼4,500 -1.23%)(포스코)는 오전 10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1500원(0.8%) 오른 18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 주가는 약 7.7% 상승했다. 비철금속 업종에서는 고려아연 (484,000원 ▲1,500 +0.31%), 코센 (4,600원 ▲55 +1.21%), 티플랙스 (4,080원 ▼65 -1.57%), 알루코 (3,375원 ▼50 -1.46%), 대창 (1,407원 ▼23 -1.61%), 영풍 (532,000원 ▼4,000 -0.75%) 등이 강세다.
우선 세계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가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전날 중국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2%라고 발표했다. 이는 2.5%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깜짝 지표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 1분기 -6.8%로 역상장한 이후 2분기부터 'V'자 회복 국면으로 들어섰다.
중국 내에서의 수요 증가로 중국 철강업체들도 철강재 가격을 연이어 인상하고 있어 국내 철강재 유통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은 부담이지만 철강재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국내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한 가운데 중국의 철강재 가격 인상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중국의 가격 인상은 국내 유통 철강재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재의 주요 공급처인 자동차 판매도 조금씩 회복세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는 636만대로 전년 동월대비 18% 줄었지만, 중국은 219만대로 6% 늘었고 한국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20만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고 하반기 자동차 수요가 살아난다면 자동차강판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수출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한국판 뉴딜이 추진되는 것도 기간산업인 철강업에 긍정적 요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우리나라 수출 금액은 133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에 그쳤다. 올 들어 매월 10%대 이상 감소를 기록했지만 이달 수출이 회복되며 감소폭이 상당히 줄었다.
16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친환경 사업이 중심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철강산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 계획이 철강업종 상승의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며 "직접적인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나, 총 투자규모가 크고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차원에서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성장주들이 고점 논란에 조정을 받으면서 저평가주인 철강업종으로 수급이 몰리고 있다. 저평가 여부를 알 수 있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포스코가 0.35배, 포스코강판 0.36배, 현대제철 0.18배, 한국철강 0.28배 등으로 극단적 저평가 상태에 놓였다. 주가가 기업 자산가치의 3분의1 수준도 안된다는 의미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외국인은 이달 들어 철강·금속업종 122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포스코 주식은 코스피 전체에서 5번째로 많은 97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현대제철도 92억원 어치 사들였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며 매출은 점직전 증대를 예상한다"며 "여름 비수기 이후 중국발 실물 경기 회복을 확인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