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열풍 꺾이나, 이지스밸류리츠 공모가 하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7.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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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첫 상장리츠인 이지스밸류리츠 (4,855원 ▲30 +0.62%)는 상장 첫날 8% 넘게 하락하며 공모가(5000원)을 크게 밑돌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뛰어들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매도세로 떨어지는 주가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부진은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배당보다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을 앞둔 나머지 리츠의 흥행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상장 첫날 8%↓ 이지스밸류리츠…공모 청약도 부진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는 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390원(8.13%) 급락한 441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상장한 롯데리츠 (3,090원 ▼15 -0.48%)NH프라임리츠 (4,255원 ▲5 +0.12%) 등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17일 개장 이후에도 강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전부터 포착됐다. 지난달 중순 진행된 이지스밸류리츠의 공모 청약 경쟁률은 26.86 대 1에 그쳤다. 300 대 1은 우습게 넘는 최근 공모주 열기가 무색하다. 지난해 롯데리츠(3.28 대 1), NH프라임리츠(317.62 대 1)에도 못 미친다.



이날 공모 청약을 마감한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 역시 공모 청약 경쟁률이 9 대 1에 그쳤다. 올해 리츠 상장을 앞둔 자산운용사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켄달스퀘어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 7개 리츠가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유소를 자산으로 하는 코람코는 내달 31일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동성은 넘쳐나고, 변동성은 커지면서 리츠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이런 시장에서 누가 연말 5~7% 배당을 받자고 큰 돈을 넣겠는가. 차익실현에 집중하는 현 장세는 (리츠에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배당수익률…"ETF 상장되면 배당 매력 부각"
일각에서는 떨어진 가격만큼 높아진 주가 배당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상장 첫날 폭락을 5000원 기준 연 6.2% 수준이었던 배당수익률이 연 7% 이상으로 높아졌다.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리츠는 언제든 일정 수준의 주가로 회귀하기 마련"이라며 "차익실현보다 배당수익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리츠 ETF(상장지수펀드)가 등장하게 되면 개별 리츠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상장 리츠만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 중이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연내 리츠 상장지수가 개발되고 이르면 내년 초 리츠 ETF가 상장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ETF가 상장되면 개별 리츠들의 주가는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고 리츠의 매력인 배당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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