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13조3000억 역대최대…제약·바이오株에 몰렸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7.16 15:20
글자크기
'빚투' 13조3000억 역대최대…제약·바이오株에 몰렸다


코로나19(COVID-19) 2차확산 우려와 미중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빚을 내 투자하는 일명 '빚투'가 1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3조299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2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 융자잔고가 6조8780억원까지 떨어진 이후 3개월여 만에 두 배 넘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빌린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통상 3개월)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돈을 회수한다.



특히 최근 한달간 융자잔고 현황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주에 '빚투'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진단키트 수출, 치료제·백신 등의 개발성과에 따라 기업이익이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종목별 신용융자 잔고현황을 보면 셀트리온 (179,500원 ▼200 -0.11%)(3608억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2903억원)가 각각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잔고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코스피시장에서는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3307억원) △SK (162,000원 ▲1,300 +0.81%)(1768억원)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1511억원) △부광약품 (6,190원 ▲60 +0.98%)(1134억원) 등 순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다음으로 △씨젠 (22,200원 ▲100 +0.45%)(2179억원) △셀트리온제약 (91,900원 ▲600 +0.66%)(912억원) △에이치엘비 (108,500원 ▲1,800 +1.69%)(804억원) △케이엠더블유 (14,450원 ▲470 +3.36%)(70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한달간 증가세로 보면 제약·바이오주들에 대한 신용융자 쏠림이 두드러졌다. 코스피에서 셀트리온은 한 달만에 906억원이 늘어 전체 잔고의 25%를 차지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풍제약도 각각 418억원, 316억원 늘며 전체 잔고의 38.6%, 40.1%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에서는 증가세가 더 눈에 띄었다. 증가세 1위인 씨젠은 705억원이 늘며 전체 잔고대비 32.4%가 늘었고 △알테오젠(299억원) △제넥신(182억원) △에이비엘바이오(114억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순증 상위 10개종목으로 보면 코스피는 셀트리온 등 3종목이, 코스닥에선 씨젠·알테오젠·제넥신 등 6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여전한 코로나 확산세에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빚투'로 수익을 내는 투자자도 상당수지만 무분별한 융자사용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높은 변동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만큼 우량종목 중심으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