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이주열 "부동산 대책, 다주택 투기수요 억제에 분명한 효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0.07.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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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정부가 연달아 내놓은 부동산 시장안정화 대책이 분명한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16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그간 취해진 다각적인 재정확장정책과 통화정책들이 실물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0%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련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의지가 상당히 강력하다"며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대책이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억제하는데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의 주택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금리결정에 이같은 내용을 반영했나?
▶부동산 시장 불안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수급대책 등 다양한 수단 활용해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쏠리지 않고 보다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생산적 투자처'를 만들어주는 정책이다. 정부도 같은 인식을 하고있다. 기준금리는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결정할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성장과 물가 흐름 등으로 통화정책의 기조를 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가설명회 당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의견은?
▶5월 들어 코로나19 진정되면서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6월, 7월 두차례 걸쳐 강력한 안정화 대책 발표했다. 이번 두 차례에 걸친 정부의 대책을 보면 주택시장안정화를 위한 정부의지가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 보여줬다. 특히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억제에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 주택가격안정화 의지가 확고하고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의 주택가격에 추가상승가능성은 제한적이라 본다.

-기준금리 정상화의 선결조건은 무엇인가?
▶금융 시장은 현재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실물경제, 심리경제는 여전히 부진하다. 앞으로의 흐름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가 필요하다. 만약 금리정상화 추진하더라도 특정 한 지표만 보고 할 것이 아니고 성장과 물가 흐름, 유념해야 할 금융안정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려해나가겠다.

-한국판 뉴딜에 따른 재정소요와 국채발행 증가로 한은의 정례적인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국판 뉴딜은 아직 재원조달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있지는 않아 현 시점에서 채권시장 영향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현재 시장에서는 국고채 발행이 계속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도 발행되므로 채권시장 수급불균형,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 여러차례 말했듯 한은은 불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있다. 불안요인이 생기면 국채 매입 확대 등 가능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고려할 것이다.


-한국판 뉴딜로 인해 총재가 밝힌 적기 유동성 환수 조치도 수정이 불가피한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확장조치는 단계적으로 정상화가 필요하다. 다만 지금은 사실상 코로나위기가 포스트코로나의 대책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통화정책 정상화, 유동성 환수 수정을 논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시중에서는 3차 추경으로 인해 추가 발행할 국채 24조원을 두고 한은의 역할에 관심이 많다. 한은이 수급 안정 차원에서 어느정도까지 매입에 나설 방침인가?
▶3차 추경 발표되고 국고채 발행 확대됐지만 장기금리는 대체로 안정적이다. 장기금리가 추경영향을 이미 선반영했고 장기투자기관이라든가 외국인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상당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금리변동성이 상당히 확대될거라곤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가능성 염두에 두고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거나 시장 불안심리가 있을 때는 지체없이 적극적으로 시장안정화조치에 나설 것이다. 그 규모는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적절하게 대책을 내겠다.

-지난달과 달리 한국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한 올해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조정했다. 주요 원인과 하회 정도는?
▶수출이 감소폭이 예상보다 대단히 컸다. 중요한 요인은 코로나19확산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모든 전문가들이 3분기부터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경제활동 재개를 멈추기도하고 되돌리기도했다. 글로벌 경기에도 영향 줘 우리 수출은 3분기 이후에도 개선세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 성장률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경제 뿐 아니라 세계경제 향방은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신년사에서 저금리, 저물가 상황에서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목표' 간 상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어떤 목표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있나?
▶현재 국내경제 불확실성이 매우높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경제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일 때까지는 완화기조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렇게 실물경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택가격 오름세가 예상외로 높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주의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7월까지 연장한 전액공급식RP매입을 두고 8월에는 연장 대신 비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한이 보름여 남았다.
▶지난4월 한시적으로 전액공급방식 RP매입제를 도입했다. 6월 종료 예정이었지만 금융사들의 일시상환부담을 고려해 7월 한달 연장운영했다. 다만 입찰실적이 만기도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회사의 자금사정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의미다. 금융시장이 안정성 회복했다는 의미다. 추가 연장 여부는 조만간 결정하겠다.

-최근들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측 인사들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사안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총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홍 부총리의 발언에 앞뒤를 봤다. 당시 총리는 '금리문제가 한은의 고유 권한이므로 부총리로서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분명히 전제했다.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도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발언 과정에서 나왔다. 금리운용방향에 대한 개입이라는 지적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운 수준인데, 도입될 수 있는 정책수단으로 어떤 것이 고려되고 있나?
▶한은도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국내경기부진이 심화돼서 통화정책도 추가 완화정책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금리 외에도 다른 정책수단, 대출, 공개시장 운영 등 여러 다양한 정책수단 적절히 활용해서 대응해나갈 것이다. 국채매입도 금리 외 정책수단 중 하나다.

-조윤제 금통위원이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금통위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금통위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지적이 많다.
▶조 위원 주식 보유와 처분은 관련 법규와 규정,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 금통위의 권위·신뢰와 연결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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