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업 금융위기 때 보다 저평가…반등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7.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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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서울 여의도동 KB국민은행 영업점 / 사진제공=KB국민은행서울 여의도동 KB국민은행 영업점 / 사진제공=KB국민은행


증시를 이끌었던 성장주들이 고평가 논란에 최근 조정을 겪으면서 저평가 됐던 가치주에 주목할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에 배당 매력까지 더하며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코스피시장에서는 금융업종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에 머물러 있지만 증권업은 2.4% 상승 중이고 보험과 은행은 각각 1.8%, 0.6%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업종은 대표적 저평가 종목으로 꼽혔다. 저금리 지속으로 실적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기침체와 사모펀드 사고 등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올해 4월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가 25.49% 반등하는 동안 은행(10.48%), 보험(12.92%), 증권(17.5%)은 모두 10%대 상승에 그쳤다.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은 확연한 저평가 상태였지만 투자심리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은행업종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는 0.29배인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인 0.37배보다 낮고 1997년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때(0.28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화생명(0.09배) 동양생명(0.17배), DGB금융지주(0.19배) 등 극단적 저평가 상태에 놓은 금융주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금융주로의 수급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금융주들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인것도 전날 미국 주요 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4억2000만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트레이딩 수입이 2배 가까이 급증한 영향이었다. 주당순이익은 6.26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3.9달러를 훌쩍 넘었다. JP모건 체이스와 씨티그룹의 주당순이익(EPS)도 각각 1.38달러, 0.5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2분기 추정 순익은 약 3조4000억원으로 컨센서스 수준에 그치지만 코로나 추가 충당금이 약 5000억~6000억원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경상 실적은 매우 양호할 것"이라며 "은행 중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험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손해율 개선이 긍정적이고, 생명보험은 변액보증준비금 환입과 사차익(보험회사 수익) 개선으로 2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은 자보손해율 개선과 사업비율 하락으로 올해 이익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업황 개선과 더불어 하반기로 갈수록 사업비율 경쟁력이 부각될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상장사들의 이익이 개선이 나타나는 구간에서는 통상 금융주들이 주목받아왔다는 분석도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PER(주가순수익비율)가 반등하는 시기에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의 수익률이 좋았으나 주당순이익이 반등하는 구간에서는 IT(정보기술), 자동차, 철강, 금융주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과거 EPS 반등 구간과 유사하다"며 "과거 경험으로 볼때 방어주는 점차 퇴색되는 반면 IT하드웨어, 증권 등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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