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투자를 원한다면…'스팩'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여지윤 기자 2020.07.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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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사진= 이미지투데이


초저금리·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개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스팩 도입 10년 성과 분석 및 평가' 발표에 따르면 스팩시장은 2010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0년 전 상장 종목이 21개에 불과했던 스팩은 올해 5월 말 기준 183개(코스피 3개사·코스닥시장 180개사)까지 확대됐다. 이 가운데 94개 회사가 합병에 성공했다.



"원금 보장에 시세차익까지" 불안정 증시 속 눈길 끄는 이유

스팩은(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증권사가 주식 공모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기업의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상장하는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다. 주로 우량 비상장 기업이나 코넥스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코스닥 시장의 상장 통로 역할을 한다.



스팩이 만들어져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최대 36개월(3년)간 상장 상태를 유지한다. 스팩이 기업합병에 성공하면 투자자는 보유 중인 스팩 지분(투자한 돈) 비율만큼 합병기업의 주식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스팩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되는 셈이다.

스팩은 3년 안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합병 실패로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는 공모 당시 투자원금을 돌려받는다. 여기에 3년치 연 (예치)이자까지 추가로 지급된다. 이자율을 시중 금리변동에 따라 조금씩 변경되지만 통상 1.5~2% 정도다. 스팩이 3년 동안 상장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원금 대비 최소 약 4.5~6%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90% 이상의 공모자금을 합병기업을 찾을 때까지 증권금융 등에 예치하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대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보통 기업과 합병 전까지 주가가 크게 변하지 않고 공모가 주변에서 움직이다가 성장성이 큰 우량 회사와 합병할 경우 상승 동력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비교적 양호한 주가 흐름이 유지된다는 게 스팩투자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이렇게

스팩에 투자하려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면 된다. 공모가가 보통 한 주당 2000원이므로 증권시장에서 이 가격보다 싸게 매수할 수 없다면 스팩주를 공모받는 게 유리하다. 스팩 합병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공모주 시장에선 스팩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스팩 공모는 대부분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일부는 강남 등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사모펀드 형태로 실시하기도 한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스팩 공모에 참여해 원금 보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는 주로 상장된 스팩을 사고파는 거래에 참여한다. 이제 막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면 기대감 덕분에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낮다. 운이 좋다면 우량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합병 승인 이후 합병 전까지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 주가 변동성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보투자자에게 인수합병 가능성이 매우 낮아 상장폐지 가능성이 크고 거래 주가마저 현저히 낮은 스팩만 찾아 투자하는 방식을 권한다. 몇 개월 단기 투자를 통해 투자원금을 지키면서 시중은행 3년치 정기예금 이자와 맞먹는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투자 시 '유동성·투자기간' 고려해야

대다수 스팩 종목은 거래량이 크지 않고 가격 변동폭도 거의 없는 편이라 유동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적은 수량만 사고팔아도 시장가격에 큰 영향을 주거나 만기 전에 스팩주를 청산해야 하는 투자자는 현금화할 만큼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아 손해를 보고 팔게 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본인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지 않기 위해선 스팩에 투자하기 전 투자 목적을 분명히 정하고, 적어도 3년간은 자금을 움직이지 않아도 될 소액의 여유 자금으로 장기투자에 도전해야 한다.

아울러, 공모가 이상으로 매입 시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시장에서 공모가 2000원 이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경우 신중해야 한다. 가령 주당 3000원에 샀다가 끝내 합병이 불발되면 주당 1000원 가까이 손해를 본다. 스팩이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은 주식을 공모가나 그 이하로 샀다는 전제하에서만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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