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오지 않았다" 美 '빅3' 은행, 사상 최대 '충당금'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7.15 14:30
글자크기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침체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예상해 이를 선반영하면서다. '평범한 경기침체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시티그룹 등 3개 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으로 총 280억달러(약 33조6200억원)를 적립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를 미리 적립금을 쌓아둔 것이다.



앞서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 시티그룹은 지난 1분기 대손충당금을 각각 82억9000만달러, 38억3000만달러, 70억3000만달러 등 총 191억5000만달러(약 28조163억원)을 설정했는데, 이번 분기엔 이 규모가 한화 기준 10조6400억원가량 늘어났다.

자산 규모로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손충당금(104억7000만달러)으로 인해 올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1.4%)난 46억9000만달러(약 5조635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웰스파고는 2분기 24억달러(약 2조88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웰스파고는 이번 분기 95억7000만달러를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또 시티그룹도 예상 대출 미회수 규모를 79억달러로 추정해 이를 반영하면서 2분기 순익이 73% 급감했다.

이날 JP모간과 시티그룹은 채권 및 트레이딩 호조세로 매출이 급등했다고 밝혔지만, 양사 CEO는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 /AFPBBNews=뉴스1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 /AFPBBNews=뉴스1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최고경영자)는 경제상황이 악화하면 대손충당금 규모는 더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이것은 평범한 경기침체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제니퍼 펩색 JP모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5월과 6월은 연방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 등으로 인해 대출 회수가 회복세를 보였다"면서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함에 따라 앞으로 수개월내 우리는 진정한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도 "경기 침체의 기간과 심각성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상당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WSJ도 '빅3' 은행들의 미회수 예상치를 뛰어넘는 채무불이행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3주간 미국내 실업수당을 받는 이는 1700만명에 달하며, 200만명 가량은 주택담보대출금을 갚지 못했다. 또 자동차 대출은 지난 10년간 40%나 증가한 1조3000억달러(약 1562조2100억원)를 기록했으며, 미국인 1인당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평균 3만2187달러(약 3868만원)을 빚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학자금 대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5000억달러(약 1802조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