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나온다" 언택트→경기민감주 다시 들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7.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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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츠세츠주 케임브리지시의 모더나 본사. /AFPBBNews=뉴스1<br>
미국 매사츠세츠주 케임브리지시의 모더나 본사. /AFPBBNews=뉴스1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그 동안 소외됐던 경기민감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면 강세가 이어졌던 언택트(Untact·비대면) 등 성장주들은 거품 논란이 제기되며 최근 약세가 이어진다.

백신 출시가 가까워질수록 경기민감주의 반등 강도는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5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8.9포인트(0.87%) 오른 2202.51을 기록하며 지난 2월19일 이후 약 5달만에 2200선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를 끌어 올린 것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다.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의 초기 임상에서 시험 대상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형성됐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백신 출시가 점점 가시화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희소식에 가장 크게 반응한 것은 반도체, 자동차, 항공, 여행 등 경기민감주다. 현재 코스피 업종별로 운수장비 업종이 4% 이상 상승 중이고 건설업,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 경기 사이클과 함께 움직이는 업종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운수장비 업종에 속한 현대차 (250,000원 ▼2,500 -0.99%)는 전일 대비 6500원(6.4%) 급등한 1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244,000원 ▲500 +0.21%)기아차 (116,600원 ▲400 +0.34%) 역시 4%대 강세다. 쌍용차 (6,000원 ▼20 -0.33%)는 자동차 업종 강세의 영향을 받아 장중 최고 16% 이상 오르기도 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는 약 2% 오르며 5만5000원에 근접했고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는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항공주도 오랜만에 웃었다. 현재 대한항공 (20,600원 ▼150 -0.72%)이 2% 이상 오르는 중이고 제주항공 (10,820원 ▲50 +0.46%), 진에어 (13,590원 ▲320 +2.41%), 에어부산 (2,650원 ▼10 -0.38%) 등도 1%대 상승세다. 주가 하락이 이어졌던 노랑풍선 (7,170원 ▲40 +0.56%), 하나투어 (59,900원 ▲1,700 +2.92%), 모두투어 (16,390원 ▲490 +3.08%), 참좋은여행 (6,930원 ▲10 +0.14%) 등 여행주들도 이날은 3~4%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 '737-900ER' 항공기/사진=대한항공대한항공 '737-900ER' 항공기/사진=대한항공
그동안 경기민감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봉쇄와 글로벌 경제 역성장 전망 등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증시가 지난 3월 이후 크게 반등했음에도 경기민감주의 반등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로 5~6월부터 양호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됐지만 경기민감주의 수혜로 이어지진 않았다. 무엇보다 경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완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코로나19 수혜주로 거론되는 언택트 등 성장주로 몰리면서 증시 쏠림현상은 심화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의 주가 급등세가 이어졌고 국내에서도 카카오 (47,400원 ▼700 -1.46%), NAVER (182,700원 ▼1,000 -0.54%), 엔씨소프트 (172,500원 ▼1,100 -0.63%) 등이 고밸류에이션(펀더멘털 대비 주가 수준) 논란에도 주가는 계속 올랐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이 이 같은 증시 흐름을 바꿀 촉매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경기민감주 상승을 억제하고 성장주로의 쏠림을 심화시켰던 코로나19가 사라진다면 정반대의 흐름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는 1% 이상 하락 중이고 NAVER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주의 급격한 상승 피로감에 거품 논란이 제기되면서 경기민감주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특징은 실적 발표한 금융주와 매물 출회가 지속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에너지, 산업재, 자동차, 철강 등이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라며 "결국 많이 오른 주식을 매도하고 저렴한 주식이 반등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한국 증시도 경기민감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여전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열 양상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잠시 조정을 받을 순 있지만 한국판 뉴딜 등 정책적 수혜와 전세계적인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대세 상승 흐름이 바뀌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주들이 최근 조정받긴 했어도 7월 수익률을 놓고 보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데이터 산업, 2차 전지, 신재생 에너지 업종의 성장모멘텀 강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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