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5시15분 일본 남서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MHI H2A 로켓에 실려 발사할 화성 탐사선 아말을 연구진이 최종 점검하고 있다/사진=UAE 무함마드빈라시드우주센터
지금껏 소형 위성 4기를 개발해본 경험이 전부인 UAE가 불현듯 ‘화성 탐사’ 도전장을 던진 건 왜일까. UAE의 석유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1048억 배럴로 세계 6위다. 당분간 국부의 원천이 될 테지만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50년 뒤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를 우주자원 채굴로 만회해 보겠다는 속내가 담겼다.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화성 탐사는 석유 고갈 이후에 살아남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선 이름 아말은 ‘희망’이란 뜻의 아랍어다.
우주강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번째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ㆍ인내)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작년 초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중국도 화성궤도선·착륙선·로버 3개로 구성된 인류 첫 트리플 화성탐사선으로 우주 굴기(堀起ㆍ우뚝 섬)를 다시 한번 뽐낼 예정이다. 한편, 화성 지표를 뚫어 생명의 흔적을 찾으려 한 유럽은 코로나19(COVID-19)로 관련 연구시설이 대부분 폐쇄되면서 이번 라운드에 등판하지 못하고 2년 후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이 탐사선은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발사체 'H2A'에 실려 발사됐다. UAE의 아말은 ‘포스트 오일’시대를 대비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의미로 통한다.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한 우주자원 채굴 능력을 확보한다는 게 궁극적 목표다.
아말은 소형 SUV 차량 무게로 1305kg에 이른다. 탐사선엔 화성 대기층의 얼음, 오존 흔적을 찾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빙운·수증기를 확인하는 적외선 분광기, 산소·수소 포화도를 분석하는 자외선 분광기 등 3개의 탑재체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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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후 화성까지 약 7개월간 4억9350만㎞ 거리를 시속 12만㎞로 비행하는 기나긴 여정을 밟게 된다. 아말은 건국 50주년에 맞춰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화성에 닿으면 그 주위를 55시간마다 한 바퀴 씩 돌며 상·하층부 대기 구조와 기온 변화 측정, 화성 표면 관측·촬영 등을 통해 이곳의 1년(687일)을 담은 기후도를 만들 계획이다. 화성 대기는 천문·우주과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영역이다. 최근 미국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착륙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탐지하면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시됐다. 메탄은 지구의 미생물들이 내뿜는 가스다.
UAE는 해외기업·대학·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인공위성을 제작하고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앞서 2009년 UAE는 우리나라 위성 개발 업체 쎄트렉아이의 도움을 받아 첫 인공위성인 ‘두바이샛’을 개발한 바 있다. 아말은 지난 2014년 미국 애리조나대학, 콜로라도대학,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등과 제휴를 맺고 개발한 것으로 150여 명의 과학자·엔지니어들이 참여했다.
흔히 우주산업 개발 단계는 달 탐사 후 화성 탐사를 시도하는 순으로 이뤄진다. UAE가 달 탐사를 건너뛰고 화성 탐사에 나선 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자국 젊은이들에게 정부 차원의 ‘혁신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왕권 통치를 더 굳건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편, MBRSC는 오는 2117년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정착촌을 짓는 100년 계획 '화성 2117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美 6번째 ‘화성 로버’ 30일 발사…‘화성 드론’ 시험비행 초미의 관심사NASA의 6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를 오는 30일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한다. 로버를 발사체에 싣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당초 발사 예정일인 17일에서 수일 연기됐다. NASA는 기상 변수를 고려해 발사 가능 시한을 8월 15일까지 보고 있다.
차세대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상상도/사진=NASA
이밖에 퍼시비어런스는 360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카메라가 총 23개 장착돼 화성의 지표와 대기를 정밀하게 촬영할 계획이다. 카메라의 성능은 상대편 축구장 골대에 날아다니는 작은 벌레를 자세하게 포착할 수 있는 수준이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오는 2026년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표본을 수거하기 위해 로버·착륙선·지구 귀환 궤도선을 2대의 탐사선으로 나눠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인류 최초로 화성 하늘을 날게 될 무게 1.8kg의 드론(무인기)의 총 5차례 시험비행이다. 지구에서 비행기가 이륙할 땐 상승 양력을 이용한다. 하지만 화성엔 대기가 없으므로 이 같은 힘으로 동체를 받쳐줄 수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헬리콥터 날개만으로 드론을 화성 하늘에 띄우는 건 매우 고난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中 인류 첫 '트리플 탐사선' 23일 출격…로버 화성탐사 성공 세계 2번째 국가 되나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의 성공으로 기가 눌린 중국이 회심의 반격 카드를 던진다. 화성 무대는 미국과의 경쟁구도에서 포기할 수 없는 레이스다.
중국은 궤도선·착륙선·로버 3개로 이뤄진 트리풀 화성우주선 ‘톈원-1’호를 오는 23일 하이난섬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도착 시점은 아말·퍼시비어런스와 같은 내년 2월이다. 2021년 2월 11~25일 화성 궤도 진입이 목표이며, 이후 4월 23일 화성에 착륙을 시도한다. 이번 화성프로젝트를 성공하면 미국에 이어 전세계 두 번째로 화성에 착륙해 로버를 통한 지표면 탐사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톈원 1호 개념도/사진=뉴시스, 바이두
한편, 우리나라는 화성탐사 계획은 아직 없고, 시험용 달 궤도선을 2022년 8월1일부터 9월 7일 사이 발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