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취해도 돈 된다…'무알코올'에 힘 쏟는 맥주 회사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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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취해도 돈 된다…'무알코올'에 힘 쏟는 맥주 회사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요 맥주 브랜드가 무알코올 맥주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술을 가볍게 마시는 트렌드에 따라 확대된 소비층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음료업체들은 무알코올 맥주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브랜드의 맛과 디자인 등을 전면 개편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4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올해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급증하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연간 시장규모는 약 100억원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시장규모가 5년 내에 20배 가까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음료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2012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늘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제로0.00'의 맛과 디자인 등을 전면 개편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최근 주요 맥주 브랜드의 무알코올 맥주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붐업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 붐업을 위해 8년을 기다린 만큼 앞으로도 국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에 이어 시장점유율 약 30%로 2위인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무알코올 맥주로 매출 성장을 노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지난해엔 전년보다 약 2%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5월 말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나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판매량 증가에 맞춰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패키지 디자인을 출시 3년 만에 리뉴얼했다.

국내 1위 맥주 업체 오비맥주도 첫 무알코올 맥주 '카스 제로' 상표 등록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는 2025년까지 생산량의 20%를 무알코올·논알코올 맥주로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알코올 맥주는 전 세계적 트렌드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9~2024년 전 세계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23.1%로 나타났다. 맥주 시장의 예상 성장률(3.2%)의 약 7배 수준이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칭따오도 무알코올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을 지난달 출시했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출시 한 달 만에 유통채널의 관심을 받으며 온라인몰, 대형마트, 편의점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칭따오 관계자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도 앞다투어 무알코올 맥주 라인을 론칭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하는 전 세계적 트렌드에 부응해 칭따오 논알콜릭을 출시했다"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성에 비추어 칭따오 논알콜릭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규모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일본은 2009년을 기점으로 기린, 산토리, 아사히 등 대형 맥주 기업이 잇따라 무알코올 음료를 출시하며 초기 5년간 약 7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며 "국내에서도 주요 맥주 기업이 참여하는 시장이 형성되면 3~4년 안에 2000억원대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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