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탄처럼 쏜다…화학물질 누출사고 진압하는 '알갱이형 중화제'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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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맨 왼쪽부터)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새로 개발된 과립형(알갱이) 중화제. (아랫줄 맨 왼쪽부터) 점토 시드와 지시약 코팅 중화제/사진=화학연(윗줄 맨 왼쪽부터)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새로 개발된 과립형(알갱이) 중화제. (아랫줄 맨 왼쪽부터) 점토 시드와 지시약 코팅 중화제/사진=화학연


국가 출연연구기관이 위험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비비탄처럼 먼거리에서 쏴 빠르고 안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알갱이형 중화제’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유해오염물질 제거용 중화제 제조기술’을 개발, 산업용가열로 전문기업인 제이엔케이히터에 기술 이전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중화제는 화학물질 누출사고 발생 시 분사해 산성·염기성 화학물질을 중화하는 약제로 과립형(알갱이 형태)으로 제작됐다. 사고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살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분말 소석회 중화제의 중화열은 180℃ 정도로 자칫 소방관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중화제는 60℃ 이하로 낮아 소방대원들의 화재 진압 시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연구팀은 “중화제 자체의 발열량이 적은 데다 중화제에 쓰인 점토가 중화 반응 속도를 늦춰 열을 서서히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과립형 중화제는 15m 떨어진 거리에서 25㎡ 넓이의 표적에 80%의 적중률을 보였다. 이는 기존 분말 소석회 중화제 적중률(10%)의 8배에 해당한다. 또 95% 황산 유해화학물질이 누출된 조건에서 과립형 중화제를 투입하자 1시간 후 95% 중화됐다.

이번에 개발된 중화제는 산성 및 염기성 화학물질용으로 나뉘어 만들어졌다.중화제의 핵에 해당하는 맨 안쪽에는 점토, 바깥쪽에는 각각 탄산수소나트륨(베이킹소다)과 황산알루미늄수화물(명반), 점토를 넣어 산성 및 염기성용 중화제를 만든 것이다.


특히, 염기성 화학물질용 중화제(황산알루미늄수화물)는 이번에 처음으로 개발됐다. 연구팀은 "현재 염기성 화학물질 암모니아 누출사고의 경우, 물로 희석하지만 이제는 중화제거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유병환 화학연 화학안전연구센터 박사는 “화학사고 발생 시 신속한 초동 대응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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