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도 우르르…SK바이오팜 이어 '소마젠'도 뛴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7.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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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

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 /사진제공=소마젠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 /사진제공=소마젠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 열풍에 이어 코스닥 새내기주 소마젠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오기업의 연일 상승세에 고평가 우려도 일지만, 이들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 기준을 다시 고려해 봐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오전 11시 31분 현재 소마젠은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80%)까지 오른 1만96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다. 공모가(1만1000원)와 비교하면 상장 이틀만에 78% 넘게 오른 것이다.



소마젠은 2004년 코스닥 상장사 마크로젠 (19,890원 ▼110 -0.55%)이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설립한 유전체 분석 기업이다. 특히 소마젠은 외국기업 최초로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진입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손실 48억원의 소마젠이 상한가를 기록한 이유로는 미래 성장성이 꼽힌다. 소마젠은 성장하는 미국 유전자 분석 시장에서 활약하며 현지 병원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태까지 확보한 고객만 1만2000명이 넘는다.



또한 DTC(개인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임상진단 등 신규 사업도 확대 중이다. 특히 소마젠은 올해부터 병원 및 연구소에서 개인 소비자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DTC 유전체 분석 시장 규모는 4조원에 달하며, 미국 인구 10%가 DTC 서비스를 경험할 만큼 대중화돼 있다"며 "소마젠의 DTC 대표 제품은 경쟁 제품 대비 저렴하고, 진단 항목 수도 더 많아 점유율 확보에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최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업체 유바이옴(uBiome)의 핵심자산을 700만달러(약 84억원)에 인수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바이옴의 독보적인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인지도, 판매·연구 인력과 임상진단시장의 판매·영업망을 활용해 큰 폭의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올해 예상 영업손실 500만달러(60억원), 오는 2022년 영업이익은 500만달러를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소마젠의 상한가는 최근 바이오 업종에 쏠린 투자자들의 관심 덕분이기도 하다. 소마젠을 포함해 현재 상한가를 기록 중인 녹십자홀딩스2우 (26,100원 ▼400 -1.51%), 신일제약 (6,960원 ▼120 -1.69%), 필로시스헬스케어 (1,740원 ▲45 +2.65%) 등 모두 바이오 관련주다. 녹십자홀딩스 (15,250원 ▼260 -1.68%)는 계열사 녹십자 (111,100원 ▼400 -0.36%)가 혈장 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고, 신일제약은 코로나19(COVID-19) 환자 치료 효과를 보인 항염증 스테로이드 약물 '덱사메타손' 관련 성분을 보유한 업체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코로나19 검체채취키트 공급 계약 체결 소식에 급등했다.

이 시각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0.33% 오른 1만983.91을 기록 중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돌풍을 일으킨 SK바이오팜 (83,300원 ▼1,700 -2.00%)도 만년 적자 바이오기업이다. 심지어 2017년에는 매출 0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이 79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 기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14조9187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7위까지 올랐다. 시총 3~5위에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 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의 PER(주가이익비율)은 100~200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기업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는 만큼 기존 평가기준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통적인 PBR(주가순자산비율) 범위가 의미를 상실한 상황"이라며 "바이오 기업의 PBR과 철강, 자동차 등 과거 제조업 주도주의 PBR을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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