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가 일깨워 준 스마트 물류의 중요성

머니투데이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회원지원본부장 2020.07.1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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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가 일깨워 준 스마트 물류의 중요성


스마트 물류가 플랫폼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의한 각국의 이동제한(lock down) 조치와 경기침체로 전통적인 제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비대면 확대가 비약적 성장 기회가 됐다. 이들은 조달·보관·배송 등 전 물류 프로세스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물류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물류의 디지털화, 자동화, 로봇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과 신속 배송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 나가는 중이다.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무역이 급증하면서 주요 선진국들도 기존 물류설비의 자동화·지능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물류 인프라 간 연계 효율화와 디지털화도 앞 다퉈 추진하고 있다. 함부르크, 로테르담, 롱비치 등 세계 주요 항만들은 자동화 항만을 운영해 물류비 절감과 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했다. 싱가포르와 네덜란드는 물류 인프라 효율화에 더해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 배송용 자율주행 로봇·드론 등 물류 인프라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우리의 사정은 어떤가.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70.4%에 달하는 세계 7위 수출 강국이지만 세계은행이 평가한 수출입 물류 경쟁력은 2018년 기준 세계 25위에 그쳤다. 안타깝게도 부산항의 스마트화 수준은 세계 주요항만 대비 절반 수준이다. 선박·항만·육상을 연결하는 수출입 물류 인프라 간 연계도 아직은 미흡하고 물류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 분석과 축적된 공공물류 데이터의 비즈니스 활용도 저조한 편이다. 수출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화물의 실시간 위치, 상태 정보, 물류비의 효율적 비교, 다양한 물류정보가 서로 연결된 서비스 플랫폼의 활성화 등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아쉽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 조정과 리쇼어링, 물류 혁신 등이 가속화 되는 지금,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마트 물류 환경을 서둘러 조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물류 디지털화를 통한 데이터 구축·공유, 항만 자동화와 지능화 등 기반 플랫폼을 구축해 항만 내 터미널 간 환적 비효율, 선박과 화물 트럭의 장기 대기시간 발생 등의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도 스마트 물류 구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물류 기업들은 물류센터 화물 적하를 위한 로봇기술 개발과 도심 근거리 배송 물류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정부도 항만시설의 무인 자동화 및 물류 인프라 연계 효율화 등 수출입 물류 스마트화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역협회도 수출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화주, 물류기업, 운송업체, 정부 및 지원기관이 개별적으로 구축한 운송 스케줄, 운임, 화물 위치정보, 물류 데이터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종합 물류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올 하반기에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출기업의 물류비 절감, 물류 프로세스 연계를 통한 물류 효율화, 데이터 축적을 통한 물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물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와 동시에 물류 혁신이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도 됐다. 세계적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물류 혁신과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도 강점인 I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면 수출 강국에 걸맞은 혁신형 물류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스마트 물류로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게 교역하면서 번영의 혜택을 누리는 날이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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