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제각각 코로나19 진단키트…‘표준물질’로 정확성 높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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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硏, 국내 최초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중국 이어 세계 두 번째

표준연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사진=표준연표준연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사진=표준연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의 양성·음성 판정이 신뢰할 만한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표준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과 신종바이러스(CEVI) 연구단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이는 코로나19 위양성(가짜 양성)이나 위음성(가짜음성) 등 판정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진단 효율성·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고 있는 코로나19 진단 방법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이다. RT-PCR 검사는 검체를 진단키트에 집어넣으면 진단시약 안에 있는 ‘프라이머’라는 물질이 코로나19에만 나타나는 특이 유전체(DNA) 부위에 달라붙어 이를 증폭시킨다. 이때 증폭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를 의미하는 역치 사이클(Cq)값이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문제는 진단키트마다 기준값이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700여개 진단키트는 구성이 달라 동일시료라도 측정값이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진단키트의 측정값을 비교하기 어려웠다. A제품과 B제품의 양성 여부가 다르다면 어떤 값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 표준물질이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역전사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RT-dPCR)을 이용해 이번 표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방법은 유전자의 절대량 측정이 가능해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개수까지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이 물질의 유전자 개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위양성·위음성 판정 오류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표준물질은 약 3만개 염기로 이뤄진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체 유전체 중 2만7000여개(약 90%) 염기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약 10%를 포함하고 있는 중국 표준물질보다 더 많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어 바이러스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표준물질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에 곧바로 쓸 수 있다.

배영경 표준연 바이오의약품분석표준팀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은 최근 활발히 수출되는 국산 진단키트의 품질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제조하고 있다/사진=표준연표준연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제조하고 있다/사진=표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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