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기대감에 올랐지만…코스피 2200 매물부담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7.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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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5.81포인트(1.67%) 오른 2,186.0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8.38포인트1.08%) 오른 781.19를 원/달러 환율은 3.60원 내린 120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7.13/뉴스1(서울=뉴스1) 허경 기자 = 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5.81포인트(1.67%) 오른 2,186.0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8.38포인트1.08%) 오른 781.19를 원/달러 환율은 3.60원 내린 120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7.13/뉴스1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기대감과 수출지표 호조에 코스피가 2200선에 근접했다. 다음날 발표될 '한국형 뉴딜' 세부 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나,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된 터라 시장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있는 만큼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 당분간 관망하라고 조언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81포인트(1.67%) 오른 2186.06에 마감했다. 상승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2180선을 넘어섰다.



개인은 2887억원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34억원, 201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2419억원을 사들여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0.38%)을 제외한 대부분이 빨간 불을 켰다. 특히 전기가스업이 5% 넘게 오르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증권, 은행, 운송장비도 3~4%대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자동차 관련 수출 지표 호조에 현대차 (249,500원 ▼500 -0.20%)(3.26%),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6.23%) 등이 상승했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1.33% 올랐고, LG화학 (373,500원 ▲500 +0.13%) 등도 3%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NAVER (181,500원 ▼1,200 -0.66%)(-0.67%), 카카오 (47,300원 ▼100 -0.21%)(-0.98%) 등 언택트주는 약보합세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8포인트(1.08%) 오른 781.19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888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9억원, 244억원을 팔아치웠다.

업종 대부분이 상승한 가운데 비금속, 통신서비스, 통신장비, 출판·매체복제 등이 2~3%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운송장비·부품, 기타서비스 등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가운데는 씨젠 (21,900원 0.00%)이 4% 넘게 상승하며 시총 4조7326억원을 기록,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4조4328원)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오르게 됐다. 케이엠더블유 (14,640원 ▲150 +1.04%)제넥신 (7,280원 ▼70 -0.95%)도 3%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 알테오젠 (173,700원 0.00%) 등은 3%대 약세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6원 내린 1200.9원에 마감했다.

종목대해부, 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 사진제공=씨젠종목대해부, 씨젠, 코로나19 진단시약 / 사진제공=씨젠
이날 국내 증시 상승 배경으로는 국내 수출 지표 개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이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이긴 하나, 4월(-25.5%), 5월(-23.6%), 6월(-10.9%) 등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둔화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목별로는 선박(307%), 반도체(7.7%), 승용차(7.3%) 등이 증가해 관련 업종 주가에도 호재였다. 이날 자동차 부품주인 현대위아 (57,200원 ▼900 -1.55%)는 12.89% 올랐고, 한국조선해양 (129,000원 ▲1,700 +1.34%)은 7.17% 상승하며 업종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이날 상대적으로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소외됐던 자동차, 전기가스업, 증권 등에 순매수가 유입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순매수세가 추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체에서는 매도했지만, 업종별로 보면 최근 몇개월 간 외국인은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다"며 "이날 매수세는 그동안 많이 사지 않은 업종에 집중돼 단기 트레이딩 측면이 강하고,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장의 관심사는 코로나19 수혜주였다. 혈장 치료제 개발 소식에 녹십자 (111,900원 ▲800 +0.72%)는 15.68% 상승했고,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에 들어간 신풍제약 (13,640원 ▲280 +2.10%)은 24% 가까이 뛰었다. 진단키트 개발업체인 씨젠 (21,900원 0.00%)랩지노믹스 (2,715원 ▼25 -0.91%)도 4~6%가량 올랐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6학년 대상 4차 등교개학날인 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6학년 대상 4차 등교개학날인 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여전히 늘어나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며 결국 코로나19 수혜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렘데시비르 임상 결과가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지는 않지만, 사망률을 낮춰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을 지속해 나갈 명분을 찾게 할 수 있다"며 "주식시장에는 단기적으로 좀 더 힘을 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4일 발표될 '한국형 뉴딜정책'의 세부 계획안에 대한 관심도 인다. 그러나 태양광 및 수소에너지 관련주 등 정책 수혜주는 이미 오를 만큼 올라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주 관련주가 워낙 급등해서 예상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2200선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격매수는 자제하면서 대응 강도를 조절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00선을 넘으면 코로나 이전 수준 주가 수준인데,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오르는 것은과도하다"며 "늘어난 유동성을 고려한다 해도 과도한 쏠림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고, 향후 조금만 불안정해지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2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고점으로 2250선은 예상한다"며 "현재 코스피 고점 논란은 과거 포스코, 금융주 등이 시가총액 상위주에 있을 때를 기준으로 삼은 데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질적으로 완전히 바뀐 상태에서 과거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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