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도 다 예상한 일" 미국증시 거품 아니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7.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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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정디자이너사진=김현정디자이너


나스닥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활황인 가운데, 2분기 실적 시즌이 막을 올린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거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 악화는 '이미 예상했던 뉴스'라며 당장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이날 펩시코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I/B/E/S(Institutional Brokers' Estimate System) 실적 추정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감소세는 2008년 4분기 이익이 67% 급감한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JP모간,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BoA(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사들의 실적발표가 몰려있는데, 금융업종의 실적 예상치는 전년보다 5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난달(-51.7%)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자칫 실적시즌 초반에 금융업종의 실적부진은 증시 전반의 분위기를 억누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시장을 당장 압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미국 증시는 예상치보다 실제 발표된 실적이 양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지난 1분기를 제외하면 2017년 이후 발표된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COVID-10) 장기화로 기업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충분히 낮아진만큼, 실적 예상치를 크게 밑돌지만 않는다면 주가에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에서는 실적 충격의 회복력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이익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이익 개선 기대가 높은 업종 또는 실적 추정치 상향조정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헬스케어 서비스(의료보험사), IT소프트웨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들은 업종 내 주요 종목들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이익 상향 조정 기업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슬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장 주도주들은 다음주 실적을 발표한다. 단기고점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성장성을 과연 숫자로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 등에 시장은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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