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못 살겠어"…뉴욕 떠나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7.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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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코로나19(COVID-19)가 그칠 줄 모르고 확산 중인 가운데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대신 교외로 눈돌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재택근무 등 여건이 마련되면서 교외 거주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이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위기 이후엔 수요가 다시 도시로 복귀할 것이란 반론도 맞선다.

사진은 기사 직접적인 내용과는 무관/사진=AFP사진은 기사 직접적인 내용과는 무관/사진=AFP


뉴욕서 가깝고 인구밀도 낮아…美 코네티컷, 3월 이후 이주 인원 두 배 ↑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이사 업체 '플랫레이트무빙'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잠정폐쇄)이 시작된 3월 이래 현재까지 뉴욕에서 코네티컷주로 이사해온 인원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네티컷은 미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약 357만의 주다. 코네티컷의 서쪽으로는 뉴욕이, 남쪽으로는 펜실베니아와 뉴저지 등이, 북쪽으로는 매사추세츠 등이 위치한다.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로 인해 밀집된 대도시 환경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비교적 교외 지역에 해당하는 코네티컷으로 이동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네티컷은 다른 대도시와 거리도 가깝다는 점이 관심 요인 중 하나다.



뉴욕 맨해튼에서 코네티컷 윌튼으로 이사한 바바라 로사티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시의 넘쳐나던 레스토랑과 지하철에서 벗어나 빠르게 교외 생활에 적응했음을 밝히면서 "도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네티컷은 인구 감소 등에 따라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0억달러 국내총생산(GDP)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번 기회에 재정 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했다. 코네티컷은 올해 5월까지 1900여 건의 신규주택허가를 냈는데 이는 5년 만에 최고 수치였다.

"살아보니 괜찮았다"…미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교외살이 관심 '증가'
/사진=AFP/사진=AFP
프랑스 부동산 정보사이트 '세로거'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기준 설문조사 결과 잠재 주택 구입자의 38%가 이번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부동산 검색 범위를 대도시에서 정원 있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까지 넓혔다.


또 독일 부동산 포털 '이모스카우트24'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지방 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에서도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성인 20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도시 거주자 39%가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인구가 덜 밀집된 곳으로 떠나는 것을 고려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에 거주중인 알렉산드르 부부는 재택근무를 했던 지난 3개월간 파리 북동쪽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지내다 경제 재개 후 다시 원래의 집으로 돌아왔다.

부부는 WSJ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중앙난방없이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지만 점심 시간 동안 새를 관찰하거나 일과를 마친 뒤 정원을 관찰하는 일이 좋았다"며 "내년부터 일주일에 이틀 정도 재택 근무가 허용되는데 파리와 교외를 오가면서 장기적으로 이사를 할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팬데믹 이후에도 교외로 사람들이 이전하는 현상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독일의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의 베르너 바칭 문화지리학 명예교수는 "교외가 대유행 결과로 성장할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오랜 기간 모험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위기가 끝나자마자 도시는 다시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른 연구원들은 유럽에서 1918년의 스페인독감이나 유럽에서의 전쟁, 뉴욕에서의 9.11 테러 이후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중고차 구매 플랫폼 '겟타카(Gettacar)'의 요시 조 레비 최고경영자(CEO)는 "원래 더 많은 인재 유치를 위해 회사 본사를 현재 필라델피아 교외 지역에서 도시로 이주할 계획이었다"며 "인재풀이 도심에 국한하진 않는 것 같고 비용 측면에서도 도시보다 교외가 더 유리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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