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효성', 조건 갖춘 '아주'···캐피탈매물, 올해 마침표 찍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7.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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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매각, 가격 안맞으면 해 넘길수도···아주 인수, 내년까지 시간 충분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인수합병(M&A)에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효성캐피탈과 아주캐피탈이 올해 안에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효성캐피탈은 국내외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내부등급번 변경이 승인된 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에 조만간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효성 예비입찰에 10곳 몰려···관건은 매각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이 효성캐피탈 매각을 위해 지난 10일 실시한 예비입찰에 WWG(화이트웨일그룹), 뱅거스트릿 등 국내외 FI(재무적투자자)와 해외 SI(전략적투자자) 등 10여곳이 참여했다.

효성은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올해 안에 금융회사인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한다. 예비입찰이 흥행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매각가다. 효성은 적어도 4000억원 이상을 원한다.



올해 초 3000억원 초반에 매수 의사를 보였던 원매자가 있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가격이 제시되지 않으면 매각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안 팔면 안팔았지 헐값에 팔 수 없다는 게 효성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올해 안에 효성캐피탈을 매각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매각 노력을 했음에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게 되면 정부도 과징금을 부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효성의 계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의 아주 인수, 조건은 마련···“금융당국 논치 안볼 수 없어”
잠잠했던 우리은행의 아주캐피탈 인수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에 대한 내부등급법 체제 변경 부분 승인을 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우리금융이 그동안 적용받았던 표준등급법보다 위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게 잡혀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출자 여력도 커진다.


3분기 중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투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3분기 중 인수할 경우 약 1000억원가량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업계 기대와 달리 우리은행의 아주캐피탈 인수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욱이 지난달 12일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웰투시 제3호PEF’ 만기도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 1년 연장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만 인수를 끝내면 되므로 서두를 이유가 없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등급법이 승인된 건 인수할 수 있는 출자 여력이 생겼다는 것일 뿐”이라며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으므로 눈치를 봐 가며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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