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바이오프린터로 만든 '방광암 종양', 항암제 효과 검증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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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방광암 모델 제작 및 암 이질성 분석/사진=포항공대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방광암 모델 제작 및 암 이질성 분석/사진=포항공대


국내 연구진이 살아 있는 암세포를 쌓아 올려 방광암 종양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실험해 항암제 효과를 검증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구자현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실제 환자로부터 얻은 암세포를 3차원(D)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방광암 종양 모델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암의 이질성 분석, 항암제 효과 검증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3D바이오프린팅은 생체조직이나 인공장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다.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고, 신약개발 과정에서 약물에 대한 안정성·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주로 쓴다.



암 환자의 경우, 똑같은 종양처럼 보이나 동일 종양 조직 안에서도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암세포들이 함께 존재하는 ‘종양 내 이질성’을 가진다. 이는 약물 부작용, 항암제 내성 등 개개인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끼쳐 치료를 힘들게 한다.

연구팀은 환자에게서 뽑아낸 암세포를 3차원(D)바이오프린팅 방식을 통해 각각의 암 오가노이드(방광암 모델)로 성장시켰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암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 유사체를 말한다.



이후 오가노이드의 분열·사멸과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량을 비교하고, 각 오가노이드에 따른 방광암 치료제의 효능에 대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또 오가노이드 사이의 유전자 발현을 정량 비교해 암의 이질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공 뼈, 치과 보철, 인공 혈관·피부·장기, 바이오 칩 등 다양한 인공 대체물을 제작했지만, 실제 환자의 암세포를 활용해 암 덩어리를 만들고 암 이질성을 분석해 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 모델을 이용하면, 환자에게 맞는 약이나 치료법을 먼저 시도할 수 있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 환자에 특화된 표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현행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교수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에 바탕을 둔 정밀의료 기술은 획일적인 암 치료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낭비를 최소화하고, 저비용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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