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단독]"대면 보고 안 받는 추미애 장관, 보좌관이 대신 받는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0.07.12 12:58
의견 6

글자크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뉴스1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방향 논의를 위한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방향 논의를 위한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검찰국장 등 고위 간부들의 대면보고 대신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 출신인 이규진 정책보좌관을 통해 대부분의 정책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고위간부가 장관을 만나지도 못한 채 보고사항을 장관 보좌관에게 전달하는 것은 직급체계에도 어긋난다.

이 보좌관은 최근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은 추 장관 입장문 초안을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당사자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관계자들이 이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추 장관과 이 보좌관이 일부 여권 관계자들과 사실상 법무부의 주요 정책 방향을 논의해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12일 다수의 법무부 관계자 말에 따르면 법무부 고위간부들이 장관실에 보고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올리면 대부분이 거절당한다고 한다. 정확한 이유없이 바쁘다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다고 한다. 대면보고를 위해 장관실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한 채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법무부 고위간부로는 검찰국장·기획조정실장·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교정본부장·법무실장·인권국장 등이 있다. 인권국장직은 현재 공석이다.

과장들의 장관실 출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출입 금지 수준이라고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포함한 전임들은 과장들의 대면보고를 받아왔다. 과장들이 실무를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만큼 보다 상세한 보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법무부 간부들은 대부분의 보고를 이 보좌관을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정책보좌관은 2009년 1월 추 장관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의원실 비서관으로 2년 넘게 일한 인물이다. 이후 의왕도시공사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2월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에 임용됐다.

추 장관은 법무부에 온 이후로 자신과 생각이 다른 간부들을 질책하면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무부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한 법무부 직원은 "추 장관이 본인 사람이 아니면 못 믿겠다는 식"이라면서 "보좌진 선에서 장관보고가 어떻게 검토되고 수정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 말했다.

추 장관의 보고방식은 공무원 직급체계상으로도 어긋난다. 장관 정책보조관직은 3·4급 상당의 별정직공무원이다. 반면 교정본부장을 비롯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등 고위간부는 1·2급 공무원이다. 검사장들이 맡고 있는 검찰국장, 기획조정실장은 차관급에 해당한다.

법무부와 대검 참모진들이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두고 진행한 물밑협상 과정을 추 장관이 몰랐다고 하는 배경에도 이같은 이례적 보고체계가 작용한 것 아니냔 의문이 제기된다. 법무부 참모진의 대면보고 요청을 추 장관이 미뤄왔거나, 장관 정책보좌관에서 걸러진 것이 아니냔 것이다.

지난 2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장관 지휘권이 발동된 이후 법무부와 대검 참모진은 물밑 협상을 이어왔다. 법무부에서는 조남관 검찰국장이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법무부와 대검은 조율 끝에 김영대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후 대검은 지난 9일 절충안을 공개적으로 법무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추 장관이 "장관의 지시를 문언대로 이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법무부는 협상안이 장관에게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 간부들이 장관에 대한 보고없이 대검과 절충안을 조율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 법무부 간부는 "장관이 검찰국장도 결국엔 검사가 아니냐는 생각으로 믿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추 장관이 외부인사를 검찰국장에 앉히려 했다는 얘기도 있지 않느냐"고 전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장관에 대한 직접보고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 국장이 일단은 논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고 분석한다. 또 이 보좌관에게 내용을 전달했지만 추 장관에게까지 보고가 이르지 못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보좌관이 장관과 보낸 시간이 가장 많기 때문에 스케줄 확인 등의 역할은 할 수 있다"면서도 "보좌관이 보고를 대신 받는 문고리 역할을 한다거나 장관이 대면보고를 회피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 밝혔다.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6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