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성장주…달리는 말에 올라탈까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7.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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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증시 전망]

(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지난 5월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2020.5.11/뉴스1(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지난 5월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2020.5.11/뉴스1


코스피 지수의 지루한 횡보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주들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고평가 우려도 나오지만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우려 등을 감안하면 성장주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2150.15에 마감해 지난 한 주(7월6~10일) 동안 0.1% 하락했다. 2150선으로 올라선 지난달 3일 이후 약 한 달 간 2150에서 2200선을 오가는 지루한 횡보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박스권 장세에서도 소위 'BBIG7'라 불리는 성장주들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BBIG7란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 등 성장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7개 종목(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LG화학 (370,500원 ▼8,000 -2.11%), 삼성SDI (401,000원 ▼4,500 -1.11%), 카카오 (48,600원 ▼500 -1.02%), NAVER (182,400원 ▲1,700 +0.94%),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이다. 코스피가 한 주 동안 보합권에 머무는 사이 7개 종목은 평균 3.3% 올라 차이를 보였다.

이중 카카오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려졌다. 카카오는 한 주 간 20.92% 올랐는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NAVER 역시 이 기간 7.75% 올랐고 셀트리온(4.85%) LG화학(4.34%) 삼성SDI(2.62%)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성장주의 질주에 대해 △저금리 지속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증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정부의 신사업 육성 정책 등을 꼽고 있다. 저금리의 지속으로 갈 곳 잃은 풍부한 유동성이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성장주로만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9~2011년 미국 (적정금리)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만들어낸 성장주의 순환 독주 현상이 지금도 동일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성장주들은 지수 조정 시 주가 강세 현상이 보다 뚜렷해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언택트(Untact·비대면)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주에 자금이 쏠리는 배경이다. 미국은 경제 봉쇄 해제 이후 다시 확진자가 증가세로 전환해 연일 6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역시 최근 40~60명의 일일 확진자수가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다.


이번주 증시도 보합권이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 범위를 2130~2200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심의 경제지표 개선 기대감이 있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증시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책적 요소는 성장주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오는 16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0.5%) 전망이 우세하다.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도 성장주 모멘텀(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뉴딜 종합계획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대축으로 하는만큼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디지털 인프라, 5G(5세대 이동통신), 원격의료,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ITSW(정보기술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기존 주도주에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BBIG7을 필두로 한 성장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과거 2009~2011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의 지속성과 강도를 비교해 본다면 이번 사이클에서 주도주에 대한 고점 논란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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