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스캔들 핵심 ‘로저 스톤’ 사면…”역사에 남을 부패"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7.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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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과련된 사건의 의회 위증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오랜 측근 로저 스톤을 특별사면했다. 법무장관까지 반대한 이번 사면에 집권 공화당에서도 "역사에 남을 전대미문의 부패"라는 비난이 불거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스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스톤은 좌파와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리기 위해 만들어 낸 '러시아 사기'의 피해자"라며 "통제 불능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트럼프의 대선 캠프가 러시아 크렘린궁과 결탁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의 '환상'을 입증하지 못하자 그 실패를 보상하기 위해 스톤을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큰 고통을 받았다"며 "러시아 스캔들의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지난 2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 위증 5건, 증인매수 1건, 의회방해 1건 등 총 7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스톤은 오는 14일부터 3년4개월 간 조지아주 제섭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할 예정이었다.

판결에 앞서 검찰은 스톤에 대해 징역 7년~9년을 구형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구형량이 지나치다며 검찰을 비난하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구형량을 낮추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검사 4명이 이에 반발해 사임하고 전·혁진 검사 수천명이 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검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무리하게 스톤을 감싸고 도는 것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비리를 폭로하거나 검찰의 수사에 협조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약 40년간 워싱턴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해온 스톤은 각종 은밀한 정치공작을 기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1990년대 카지노 사업 로비 건으로 인연을 맺은 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6년 대선 출마를 권유하고 그의 당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면에 바 법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업무를 사실상 마비시켰다"고 반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 장관은 측근에 사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시켰다고 성토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겐 2가지 사법 제도가 있다. 하나는 범죄를 저지른 자신의 친구들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역사에 남을 전대미문의 부패"라며 "한 미국 대통령이 바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한 혐의로 배심원단에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형량을 감형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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