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IT 강국인 한국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한국 전장부품 산업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았다.
車 전장, LG 모든 계열사 기술 집약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LG 컨셉카 디지털 콕핏 모습/사진=이정혁 기자
운전대 바로 뒤 디지털 계기판은 시각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직관적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UX·UI(사용자이용환경·경험)를 채택했는데 LG전자가 각별히 신경 써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계기판에는 운전자의 시야에 맞게 크기가 자동 조절되는 첨단 내비게이션이 적용돼있다. 사이드미러 대신 전자 룸미러를 통해 전후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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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앞 좌석 대시보드 중 압권은 일명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치 우주선 조종석 같은 느낌의 이 콕핏은 최첨단 극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음악과 영화는 물론 유튜브와 넷플릭스 시청까지 자유자재다.
특히 디지털 콕핏은 차량 전장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는 2017년 9조원을 투자해 미국 전장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고, 최근 합작품인 디지털 콕핏을 쏟아내고 있다.
LG전자도 차 전장 사업을 카인포테인먼트 장비로 시작한 만큼 디지털 콕핏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올 초 GM 프리미엄 브랜드인 '2021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이어 최근 현대차 'GV80', 'G80' 등 고급차종에 잇따라 프리미엄 디지털 콕핏을 공급했다.
LG사이언스파크에 있는 LG 컨셉트카/사진=이정혁 기자
기자가 뒷좌석에 앉아 '하이 LG, 축구 틀어줘'라고 말했더니 바로 눈 앞 상단에서 40형짜리 '올레드 TV'가 내려왔다. 좌석 팔걸이 부분 하단에 탑재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인상적이다. 와이셔츠와 정장 웃옷 정도를 넣을 수 있는 아담한 크기로 벌써부터 완성차업계가 반기는 아이디어라고 한다.
박스카 형태의 컨셉트카에 설치된 LG전자 차량용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사진=이정혁 기자
LG사이언스파크는 이처럼 차 전장 사업에 계열사 역량을 집중하는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차 전장은 특히 가전·스마트폰(LG전자) 기술과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배터리(LG화학), 부품(LG이노텍), 5G(LG유플러스), 소재(LG하우시스) 등 모든 계열사들의 기술을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 2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전자 서초 R&D 캠퍼스를 방문했을 당시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스타일러를 직접 점검한 것도 차 전장 사업의 계열사 협업을 강조한 포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연기관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전장 사업도 IT 기술의 종합선물세트로 진화할 것"이라며 "IT 강국 한국이 230조원이 넘는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 전장 사업 부품도/사진=이정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