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선서 야당 사상 최다 의석 확보…"선거 지형 변화"

뉴스1 제공 2020.07.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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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 속 싱가포르 총선이 실시됐다. © 로이터=뉴스1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 속 싱가포르 총선이 실시됐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10일(현지시간) 실시된 싱가포르 총선에서 싱가포르 집권당 국민행동당(PAP)이 전체 의석의 89%를 차지하며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다만 야당인 노동당도 사상 최다 의석 수를 차지하면서 약진했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행동당은 전체 93석 중 83석, 노동당은 10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청벅 대표가 이끌고 총리의 동생인 리셴양이 지지한 진보당은 의석수 확보에 실패했다.



국민행동당은 여전히 3분의 2 이상 다수당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여전히 개헌안이나 법안을 큰 장애 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결과는 1965년 싱가포르가 독립국가가 된 후 93% 이하 의석을 차지한 적이 없는 국민행동당에게 상당한 후퇴를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싱가포르 동해안 단체대표선거구에서 헹스위킷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근소한 차이로 겨우 승리했다.

싱가포르에서 여당이 흔들린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발병 초기 감염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너무 개학을 일찍 강행해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에서 나온 감염을 방치했다가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싱가포르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만5614명, 이 가운데 사망자 수는 26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경제도 건국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지난 5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4~7%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펠릭스 탄 싱가포르 사립대학 SIM GE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리더십이든, 코로나19 대응이든, 전염병 위기 속 선거 강행이든 지금까지 싱가포르 정부가 해온 방식에 불만이 있다는 뜻이다"며 "선거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이 일자리 안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 AFP=뉴스1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 AFP=뉴스1
리셴룽(李顯龍) 총리는 선거 유세기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가를 이끄는 힘이 필요하다며 '강한 위임'을 국민들에게 호소해왔다.

2004년부터 16년 동안 싱가포르를 통치해온 리 총리는 자신이 70세가 되는 2022년 헹 부총리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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