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사진제공=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주식으로 통상 보통주보다 10~20%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그러나 부동자금이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에 쏠리면서 가격 급등락 현상이 벌어졌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경제적 실질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이러한 가격차는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보통주인 삼성중공업이 30% 오를 동안, 우선주는 무려 1265% 올랐다. 지난달 말 잠잠해졌던 우선주 급등은 이달 들어 반복되는 추세다. 삼성중공우는 지난 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다시 오르고 있다.
실제로 괴리율 상위 종목들을 살피면 이들이 우선주라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시피하다. 업종부터 천차만별이다. 가장 괴리율이 높은 삼성중공우는 조선업, SK네트웍스우는 에너지 유통 및 정보통신, 신원우는 의류업, 서울식품우는 제빵업, 동양3우B는 시멘트 제조업이다.
이들 종목은 배당마저 없거나 매우 적다. 우선주의 장점인 높은 배당 혜택마저 없는 것이다. 삼성중공우는 적자로 인해 6년째 배당을 못했고, 신원우와 서울식품우 또한 최근 3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SK네트웍스우와 동양3우B의 주당 현금배당금은 각각 145원과 150원에 불과하다. 이번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펀더멘탈이나 배당이 아니라 단타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 수요가 주로 작용했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우선주 투자자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인 만큼 이상급등 현상이 개인들의 대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들어 100% 이상 상승한 우선주 9개 종목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모두 96% 이상이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당분간 우선주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의 단기 급등현상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아직 시장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상황이라 우선주 급등락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급등으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우선주 상장 진입·퇴출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지난 9일 우선주 종목 상장 문턱을 현행 50만주에서 100만주로, 시가총액 '2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퇴출요건턱도 현행 상장 주식수 '5만주 미만'에서 '20만주 미만'으로, 시가총액 '5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강화된다.
상장 진입요건 강화는 올해 10월, 퇴출 기준 강화는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다만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해 기상장된 우선주는 1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유예기간 종료 후 1년간 완화된 요건(상장주식수 10만주, 시가총액 10억원)을 적용한다. 제도 시행 2년 후부터는 강화된 요건(20만주, 20억원) 미달 시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