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의 수상한 글램핑장 매입

머니투데이 고성(경남)=한정수 기자, 고성(경남)=조준영 기자 2020.07.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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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가 매입한 경남 고성의 글램핑장 /사진=조준영 기자옵티머스가 매입한 경남 고성의 글램핑장 /사진=조준영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이 경남 고성의 한 글램핑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글램핑장 전 소유주가 한 개인에게서 수십억원을 빌릴 때 옵티머스 측이 보증을 서 주고 글램핑장을 담보로 제공한 것인데 향후 자산 회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지난해 3월 경남 고성의 한 글램핑장을 102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권이 정모씨(49)에게서 아트리파라다이스로 넘어갔다. 아트리파라다이스는 옵티머스 2대주주인 이모씨(45)가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이다.



이씨는 옵티머스로부터 2000억원대 투자를 받은 비상장사 20여곳 가운데 절반 가량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핵심 인물이다. 그는 지난 7일 옵티머스의 김재현 대표 등과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남 고성의 이 글램핑장은 대지 규모가 약 3만3000㎡(약 1만평)에 달한다. 글램핑장과 일반 숙소를 포함해 총 70개실이 넘는 규모다. 워터파크와 목욕탕 및 찜질방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현지의 공인중개사들은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큰 규모의 글램핑장이며 주말이면 만실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 자금 102억원이 글램핑장 매입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글램핑장은 토지와 건물을 합쳐 60억여원대에 거래된 것으로 나온다.

현지 관계자들의 의견은 또 다르다. 고성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 글램핑장은 전 소유주가 굳이 팔 이유가 없다고 느껴졌을 정도로 사업이 매우 잘 되는 곳"이라며 "지난해 실제 매매가는 1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서울의 한 자본가가 와서 글램핑장을 매입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옵티머스가 매입한 경남 고성의 글램핑장 /사진=조준영 기자옵티머스가 매입한 경남 고성의 글램핑장 /사진=조준영 기자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실제 매매가보다 적은 가격으로 신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해당 글램핑장에 투입된 자본만 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아는데 60억여원에 매입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상한 점은 아트리파라다이스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고 1개월이 지난 뒤 전소유주인 정씨 명의로 근저당권이 설정됐다는 것이다. 토지와 건물에 각각 36억원씩 총 72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근저당권자는 이모씨(60)다.

아트리파라다이스가 자신들 소유의 글램핑장을 담보로 내어주고 전소유주 정씨가 이씨에게서 돈을 빌리도록 도왔다는 뜻이다. 채권최고액이 72억원에 달하는 만큼 적어도 40억∼50억원을 빌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근저당권 설정이 추후 옵티머스의 자산 회수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글램핑장을 매각한다 하더라도 일부 금액은 근저당권자에게 먼저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글램핑장 매입 과정에서 실제 매입가보다 적은 돈을 지급하고 전소유주를 위해 보증을 서줬을 가능성이 있고 전소유주와 현소유주가 애초부터 특수한 관계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며 "수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온전한 자산 회수는 어려워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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