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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 '강제 전성기' 만든 여주시 '깡무원'의 정체[머투맨]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이동우 기자, 김소영 기자 2020.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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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터뷰│'1일1깡' 한 최초의 공무원… 여주시 유튜브 담당 안현정·이재현

편집자주 유튜브, 정보는 많은데 찾기가 힘들다. 이리 저리 치인 이들을 위해 8년차 기자 '머투맨'이 나섰다. 머투맨이 취재로 확인한 알짜배기 채널, 카테고리별로 쏙쏙 집어가세요!


가수 비 '강제 전성기' 만든 여주시 '깡무원'의 정체[머투맨]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가수 비의 강제 전성기를 만든 '깡' 신드롬. 그 신드롬을 받친 기둥 하나쯤은 이 남자의 몫이다. 공무원 최초로 '1일1깡'을 실천,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경기 여주시 '깡무원' 이재현 대외협력팀 주무관(30)이다.

이 주무관은 '산불조심'이 적힌 모자를 눌러쓰고 '깡' 전주에 맞춰 영상에 등장한다. 그는 한껏 부풀려진 어깨와 그에 비해 다소 앙상해 보이는 다리를 뽐내며 몸을 움직인다. 'B급 감성'이 풍기는 영상 콘셉트와 달리 비의 고난도 안무를 척척 소화해낸다.

무대 위 깡무원이 '연기자'라면, 이를 기획·제작한 여주시 유튜브 담당자 안현정 홍보팀 주무관(36)은 '프로듀서'다. 안 주무관은 깡이 그저 소수 누리꾼 사이 유희에 그칠 때, 이를 감각적으로 포착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지자체 유튜브 경쟁이 날로 심해지는 요즘,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을까. 여주시는 '깡무원' 영상 외에도 방탄소년단(BTS)의 'ON' 뮤직비디오를 패러디 하는 등 눈에 띄는 홍보영상을 만들고 있다.

흡사 아이돌 연습생과 기획사 사장을 연상케 하는 '환상의 콤비' 이재현, 안현정 주무관을 '유튜브가이드 머투맨'이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경기 여주시청에서 진행됐다.

춤꾼과 비팬의 합작품, 깡+공무원=깡무원
지난 4월 여주시 채널에 올라온 '1일1깡 : 공무원의 깡 커버(Rain - Gang cover)' /사진=유튜브 '여주시' 캡처지난 4월 여주시 채널에 올라온 '1일1깡 : 공무원의 깡 커버(Rain - Gang cover)' /사진=유튜브 '여주시' 캡처
-'1일1깡'이 화제를 모으기 전 공무원 최초로 깡을 췄다. 어떻게 기획했나.

▶안현정 주무관(이하 안 주무관): 사실 이 주무관은 깡을 출 줄 몰랐고, 저는 비 팬이라 노래를 알고 있었다. '1일1깡 여고생' 호박전시현이 영상 올리고 얼마 안 된 시점에 "이거다. 이거 해야 된다" 싶어서 이 주무관을 설득했다. 막상 찍고 보니 편집으로 (재미를) 살리기가 어려워 한 3주를 묵혔다가 내보냈다.

-유독 가수 비의 노래를 커버한 영상이 많다. 비만 공략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재현 주무관(이하 이 주무관): 학창시절에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춤을 많이 연습했다. (여주시 채널에 있는) '깡', '힙송', '차에 타봐' 영상 모두 제가 했다. 비와 2PM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특히 안 주무관이 비 팬이다.

▶안 주무관: 저는 의도가 있었다. 비와 좋은 인연을 만들고 싶다.

-깡무원 이후 여주에서 유명인사가 됐을 것 같다. 주변 반응이 어땠나.

▶이 주무관: 부모님이 멋있다고 하셨다. 엄마는 계속 보신다. (얼굴을 가리고 찍었기 때문에) 길에서 알아보진 않고 동창들이 '너지?' 이러면서 연락이 온다.

▶안 주무관: MBC '놀면 뭐하니?'에 비가 처음 나올 때 우리 걸 인트로 영상에 써도 되냐고 작가한테 연락이 왔다. 그래서 (기뻐서) 난리가 났는데 1시간 뒤에 안 쓴다고 다시 연락이 오더라. 그때 상처를 좀 받았다.

-깡무원은 원래 끼가 많았을 것 같다.

▶이 주무관: 초등학교 4학년 때 틴틴파이브 '머리치워 머리'를 시작으로 춤을 췄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원더걸스 '텔미'로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때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도 해봤다. 연습생을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 반대로 소속사에 지원을 하진 않았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도 있다.

'유튜브는 유튜브답게'… 유튜브로 여주 알리고파
/사진=유튜브 '여주시' 캡처/사진=유튜브 '여주시' 캡처
-구독자 1만명을 앞두고 있는데, 운영 철학이 있다면.

▶안 주무관: '유튜브는 유튜브답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행사보다는 여주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름 자체를 알리는 브랜딩이 목표다. (콘텐츠로 다룬) 폭염주의나 산불조심 같은 건 지자체 유튜브에서 다룰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이 볼까', '여주 이름을 어떻게 알릴까' 등 방향으로 기획하는 편이다.

-유튜브를 운영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다.

▶안 주무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조회수·댓글·구독자 등 (신경 쓸 게 많아) 정신적으로 힘들다. 콘텐츠 고민도 있다. 'B급 정서' 말고 감동 코드로 한 번 해보고 싶은데, 깡무원 보고 들어온 구독자들이 안 좋아할 것 같다. 채널 정체성 확립이 안 됐다는 지적도 고민하는 지점이다.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최고다윽박'과 콜라보를 했다. 어떤 인연인가.

▶안 주무관: 여주시에서 활동하는 분 중 가장 큰 규모의 유튜버다. 가용할 자원이라고 생각해 콜라보를 추진하게 됐다. 그 분이 여주 토박이라고 하더라. 여주에 대한 애정이 깊어 아주 흔쾌히 한다고 했다. 더 좋은 기획으로 또 만나고 싶다.

패러디 영상에 등장한 여주 고구마… 판매 문의전화 급증
지난달 24일 경기 여주시청에서 진행된 '머투맨' 인터뷰에서 '깡무원' 이재현 주무관이 2PM의 'Heartbeat'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김지성 기자지난달 24일 경기 여주시청에서 진행된 '머투맨' 인터뷰에서 '깡무원' 이재현 주무관이 2PM의 'Heartbeat'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김지성 기자
-여주시 채널에 영상을 올릴 때 어떤 절차를 밟나.

▶안 주무관: 여주시는 굉장히 열려있다. 결재가 없다. 제 마음대로 올린다. 피드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욕 먹을 뻔할 때쯤 그 영상이 잘 되더라. 이를테면 '깡무원'이나 '관짝 밈(Meme·빠르게 전파되는 농담이나 장난·행동 따위)' 같은 건 일단 올린 거다. 관짝 밈은 시장님 사진을 따로 찍은 게 아니라 기존 화면을 갖다 쓴 거라 걱정을 좀 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유튜브를 통한 여주시 홍보 효과 체감하나.

▶안 주무관: BTS 'ON' 패러디 영상에 고구마가 등장한다. 고구마를 팔려고 찍은 게 아니라 '고구마는 여주'라는 브랜딩이 목표였다. BTS 팬들이 많이 봐 실제로 고구마를 구한다는 문의가 농축산물 판매장에 많았다고 들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주문 전화가 있었다.

-여주시 자랑을 해달라.

▶이 주무관: 여주시는 쌀이 가장 유명하다. 2017년 대통령 명절 선물로 여주 햅쌀이 올라간 적도 있다.

▶안 주무관: 고구마도 맛있고, 여주 가지는 전국 가지 생산량의 25% 정도를 담당한다. 참외도 진짜 맛있다. 달고 아삭아삭하고 단단하다.

-머투맨 구독자와 머니투데이 독자들을 위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추천해달라.


▶안 주무관: 'BANGTANTV'. 방탄소년단 뷔 팬이다. 지자체 채널은 일부러 안 보려고 한다. 지자체 채널들이 보통 유행을 따라가는데, 무의식 중에 아이템을 비슷하게 할까봐 피한다.

▶이 주무관: '해물파전TV' 많이 본다. 롤 유튜브를 좋아하는데 이 채널이 긍정적이고 멘트가 좋다. 박준형의 '와썹맨'도 좋아한다. 와썹맨의 텐션에서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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