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료 연 17억 추가부담?…中企 '카탈로그 쇼핑' 존폐 위기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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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코로나 시국에도 요금 조정 추진..'저수익'에도 사업해온 NS·롯데홈쇼핑 철수 검토

정기 발행 부수 65만 부로 카탈로그 업계 1위인 NS홈쇼핑의 'NS쇼핑북'/사진제공=NS홈쇼핑정기 발행 부수 65만 부로 카탈로그 업계 1위인 NS홈쇼핑의 'NS쇼핑북'/사진제공=NS홈쇼핑


"가뜩이나 수익성이 좋지않아 존폐 위기에 놓였던 '카탈로그 쇼핑'이 우편료 인상으로 카운터 펀치를 맞게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코로나19(COVID-19) 시국에 그나마 힘없는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이었는데…."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오래된 채널 중 하나인 카탈로그 시장이 존폐 기로에 섰다. 카탈로그 쇼핑은 1980년 중반 국내에 '황소의 눈'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이래 국내 중소상인들의 대표적인 홍보 판매 창구였다.

모바일·PC 보급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4년 이후 주요 홈쇼핑사들이 카탈로그 쇼핑에서 대부분 철수했고, 그나마 NS홈쇼핑·롯데홈쇼핑이 사업을 지켰다. 중소기업 제품의 TV홈쇼핑 방송 전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어, 사회적 역할도 감안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카탈로그 쇼핑에 최근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우정사업본부가 상품안내서 우편물의 우편요금 감액대상, 감액요건, 감액범위 등에 관한 고시상의 감액범위(감액률)를 이달부터 축소키로 한 것이다. 사실상 우편료 인상이다.

저수익 구조 속에서도 현재까지 카탈로그 쇼핑 사업을 유지하던 두 회사도 철수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NS홈쇼핑은 정기 발행 부수 65만 부로 카탈로그 업계 1위인 NS쇼핑북의 영향력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구상하던 중, 카탈로그에 적합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사진제공=NS홈쇼핑NS홈쇼핑은 정기 발행 부수 65만 부로 카탈로그 업계 1위인 NS쇼핑북의 영향력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구상하던 중, 카탈로그에 적합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사진제공=NS홈쇼핑
카탈로그 쇼핑은 타 채널과 달리 매달 일정한 우편 관련 고정비용(발송비·용지비용 등)으로 이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

이번 우정사업본부의 감액률 축소로 인해 두 회사는 월별 발송기준으로 월기준 1억3900만원의 순수 발송 비용이 증가해 연간 17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철수한 GS홈쇼핑·CJ ENM의 경우도 요금 인상으로 인해 사업을 접은 케이스였다.

특히 NS홈쇼핑 기준으로 볼 때 매달 발간하는 카탈로그에 약 500여개 기업이 납품협력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95%(480여 업체)가 중소기업이다. 연간 1250억원이 중소기업 제품에서 나오는 매출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우정사업본부에 인상 시기 조정 또는 인상률 최소화 요청 관련 의견을 전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탈로그 우편요금 인상은 유통 기업들의 시장 철수를 촉발시킬 수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정부 정책 및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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