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조 '직구'…삼성전자 근접한 '테슬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반준환 기자 2020.07.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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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테슬라, 새 역사를 쓰다

편집자주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약진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때 테슬라의 생산 능력, 제품의 품질 등을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현재 분위기는 테슬라의 '승리'다. 올들어 주가가 230% 급등한 테슬라는 최근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올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도 바로 테슬라다. 일각에선 테슬라의 이같은 질주가 '거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가장 뜨거운' 종목인 테슬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일론 머스크 / 사진제공=로이터일론 머스크 / 사진제공=로이터


"트렌드는 당신의 친구다."

노스먼트레이더의 스벤 헨리치 전략가는 최근 트위터에 나스닥100지수가 급등한 사진과 함께 이렇게 적었다. 나스닥100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페이팔 등 올해 주가가 급등한 기술주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성공적으로 트렌드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올해만 3배로 불어난 테슬라를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자동차업체 중 세계 1위며, 삼성전자 시총에도 근접한 상황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매수한 금액은 총 25억3000만달러(약 3조3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19억5000만달러 어치를 다시 팔아 순매수 규모는 5억8000만달러(6976억원)를 기록했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추격 매수와 차익 실현이 빈번하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394.28달러(167만원)로, 올해만 3배 이상이 뛰었다. 지난달 말 사상 최초로 1000달러를 돌파한 뒤 이번달에도 29%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됐다. 현재 예탁원이 보관하고 있는 해외 주식 1위는 테슬라로, 14억2500만달러다. 테슬라 지분 중 0.55%를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테슬라가 17위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당시 1위는 아마존(6억4557만달러) 였다. 1억4588만달러에 불과했던 테슬라 주식 보관 규모는 반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까지 테슬라 투자에 열을 올렸다.


투자자들이 몰리자 테슬라의 시총(2586억5400만달러)은 이달 들어 일본 도요타(1707억9700만달러)를 웃돌면서 자동차 업체 중 시총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상장된지 10년만에 정상으로 올라선 것이다. 한화로 계산하면 310조3848억원으로,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314조6075억원)에도 근접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특히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주식이 급락했을 때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 '스마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의 미국 주식 보관 잔액은 올 초 91억4971만달러에서 지난 3월 급락장에서 87억9447만달러로 줄었다가 회복기인 4월에는 120억4783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달 말에는 159억746만달러까지 늘었다. 개인투자자들도 해외주식도 간편하게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로 매매할 수 있었다는 점도 매수를 부추졌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주들의 강세는 전세계 증시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인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그리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적용하는 PSR(주가매출비율)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시작된 생활 패턴의 변화, 지속된 저성장, 저금리 환경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명확한 것은 꿈이 있고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자들은 환호한다는 것"이라며 "PDR(주가꿈비율)이 있다면 요즘 투자자들은 이 지표를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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