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 이것도 모르고 하면 '호갱님'

머니투데이 여지윤 기자 2020.07.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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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사진= 이미지투데이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까지 불거지자 사모펀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른바 펀드 사태가 속출하면서 원금 손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진다.

펀드 상품의 신뢰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주변 말만 듣고 펀드에 투자했다간 호갱(호구+고객)이 될지도 모른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려면 어떤 것을 주의 깊게 봐야 할까?



펀드 가입의 첫걸음은 이름 해석부터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영어 알파벳 기호 등으로 암호처럼 표기돼 투자자가 펀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펀드 이름을 개선했다. 기존 펀드 명칭 뒤에 한글 설명서가 꼬리표로 붙는 형태다. 예를 들어 '00증권(주식)Ce'가 '00증권(주식)Ce(클래스 명칭 : 수수료 미징구-온라인)'식으로 바꼈다.

펀드에 가입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펀드 이름이다. 이름만 제대로 이해해도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가 어디인지, 어디에 투자하는지, 판매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펀드 이름이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주식형)A'이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만든 ▲국내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에 50% 이상 투자하되 주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주식형·채권형으로 나뉜다. 혼합형은 특정 자산에 치우치지 않고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분산시킨 펀드다.

이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헬스케어'와 같이 자산운용사 이름 옆에 붙는 단어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인도, 차이나, 브릭스, 골드, 테크 등의 단어가 있다. 투자 전략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투자 지역이 어디인지, 투자 대상이 어떤 분야와 관련된 기업 또는 자산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이 자리에 '배당'이나 '중소형'이란 단어가 나오면 배당 성향이 높고 중소형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는 뜻이다.

이름 마지막에 붙는 알파벳은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펀드 수수료는 부과 시점에 따라 펀드 가입 시 떼가는 선취수수료, 만기 후 돈을 찾을 때 내는 후취수수료, 중도 해지할 경우 내는 중도환매수수료가 있다. 이와 별도로 돈을 굴려주고 관리해주는 대가로 운용사에 지불해야 하는 보수도 있다. 보통 수수료가 높으면 보수가 싸고 수수료가 낮으면 보수가 비싸다.


펀드 끝에 A가 붙는 것은 가입 시 수수료를 내는 선취형 펀드다. C가 붙는 것은 선취·후취 판매수수료가 없지만 연간보수가 높다.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장기투자는 A클래스(선취형)가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수수료는 일회성 비용이지만 보수는 펀드 보유(가입) 기간 동안 지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1년 이내 단기투자는 C클래스(수수료 미징구)가 낫다.

E클래스는 인터넷에서만 가입 가능한 펀드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다. 보통 A, C클래스와 조합해 Ae(A-E), Ce(C-E)로 표기한다.

아무리 바빠도 투자설명서 '첫 페이지'는 꼭

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는 투자자가 펀드를 고를 때 필요한 핵심 정보를 요약해 보여준다. 펀드 손실 위험등급, 투자목적 및 전략, 투자비용 등을 제공한다. 동종유형 펀드의 평균 총보수비용도 안내해 여러 펀드 상품의 투자 총비용을 쉽게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펀드 가입 때 투자설명서에 적용되는 펀드 상품의 위험등급은 공시 사이트(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색깔별로 표시돼 투자자가 가입단계에서부터 투자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위험등급 6단계 중 가장 높은 1단계(매우 높은 위험)에 해당하는 상품은 화면에 표시되는 펀드 명칭에 붉은색이 적용된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실적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펀드 매니저의 능력(운용 철학 및 전략)에 따라 펀드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어 펀드를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수익률, 경력 등의 정보를 파악해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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