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언장이 공개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은 10일 오전 11시 5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의 동의하에 유서를 공개했다.
박 시장은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며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 안녕"이라는 말로 유서를 맺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성추행 고소의 연관성에 의문이 불거지기도 했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던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성추행 사건이 생채기를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남겨진 유서에는 성추행 관련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아 여전히 의구심을 남긴다. 특히 박 시장은 전직 비서 A씨를 언급하지도 사과를 전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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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저런 방식을 통한 문제 해결은 비겁하다", "죽는다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에게 왜 한마디도 남기지 않았나" 등의 격앙된 반응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도 박 시장의 안타까운 죽음과 별개로 성추행 의혹은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 공직자 누구라도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실관계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문제를 제기하며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3만명 넘는 동의를 얻기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