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과 분쟁 더욱 격화될 것 대비, 희토류 찾고 있어

뉴스1 제공 2020.07.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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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의원 등 미국 내 생산 촉진 법안 잇단 제출
"美,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10년 이상 걸릴 것"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미중 관계가 크게 나빠지면서 미국이 첨단산업의 필수적 원료인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수급에서 대중 의존이라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가 10일 보도했다.

◇ 미국내 생산 촉진 법안 잇단 제출 = 중국이 사실상의 독점적 공급지위를 경제 및 정치 협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여러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중 매파인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공화당·텍사스)은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을 촉진시키는 법안을 제출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마르티즌 래서 연구원은 "이것이 워싱턴 사람들을 깨워서 현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말하게 하고 있다"며 "중국이 정말 수출을 제한하려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몇년 간 험난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전략금속 통제는 무척 견고하고 중국의 국가 주도 모델과 경쟁하는 어려움도 무척 크기 때문에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 점유율은 세계 37% 수준이나 실질적 공급 비중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워싱턴 정치인들이 대중 의존 축소에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을 둘러싸고는 논쟁이 격렬하다. 생산 보조금 지급, 산업간 협력 강화, 재활용 및 국립공원과 북극, 우주에서의 채굴 촉진 등을 담은 여러 법안과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 <자료사진>  © AFP=뉴스1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의원 <자료사진> © AFP=뉴스1
하지만 의회에서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의원들은 미 대선이 열리는 해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이와 맞물린 경기 침체, 미 전역으로 번졌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으로 정신이 없다.


◇ 美최대 광산, 中 지분 10% = 희토류는 희귀한 흙(rare earth) 원소 17종류를 총칭하는 말이다. 희토류 원소 자체가 희귀한 것은 아니고, 보편적으로 값이 비싼 것도 아니다. 하지만 채굴, 분리, 정련 등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과 장시간 축적된 기법이 필수적이고 공해물질도 많이 배출한다.

일각에선 미국이 그간 안이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캘리포니아주의 마운틴 패스 광산은 중국이 1980년 대 말 희토류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전까지 이 분야에서 전 세계의 리더였다. 하지만 2015년 파산 뒤, 미국 정부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2017년, 미 정부 위원회는 투자 컨소시엄 'MP 머티리얼스'에 2050만달러의 매각건을 승인했다. MP 머티리얼스에는 중국 정부가 지배하는 셩허리소시스홀딩스가 9.9%의 지분으로 참여해 있다.

MP 머리티얼스의 중국 지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이용하는 희토류의 약 78%는 중국에서 들어온다. 또 MP 머티리얼스는 희토류 가공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선두 주자다.

◇ 2010년 中, 日에 대해 수주 간 수출 중단 = 미국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치인들과 군사 전략가들은 그러한 일이 일어날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시,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몇주 동안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시장 안정과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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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역 전쟁이 과열됐을 때, 중국의 국영 매체들은 "미국은 중국의 반격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위협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희토류 매장지를 방문하여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때 장악했던 사업에서 미국의 갑작스럽고 뒤늦은 반응은 단기 이익에 집착하고 문제가 터진 뒤 해결에 나서는 미국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경제에 걸맞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덩샤오핑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시설을 방문했을 때 "중동에서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10년 중국의 대일 공세 이후 서방 국가들 중 일부는 경고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는 경제 논리에 의해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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