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전화 비대면 진료한 의사 고발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7.0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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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전화로 탈모약 처방…"전화 상담 악용한 것"

최대집 대한의사협회는 9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대면진료 없이 전화로 진료를 보고 전문의약품 등을 처방한 의사를 고발했다./사진=대한의사협회최대집 대한의사협회는 9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대면진료 없이 전화로 진료를 보고 전문의약품 등을 처방한 의사를 고발했다./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9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대면진료 없이 전화로 진료를 보고 전문의약품 등을 처방한 의사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의협에 따르면 피고발인 의사는 환자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전화진료 예약을 하면 예약한 환자에게 전화해 전문의약품을 처방했다.



의협 관계자는 "제보자에 따르면 전화로 단순히 환자의 말만 듣고 탈모에 대한 진단 과정 없이 바로 치료 약물을 처방하고 약물 치료로 인한 위험성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환자의 과거력이나 복용약물 등에 대한 파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전화 진료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고발장을 통해 대면진료가 한번도 이뤄지지 않고 전화로만 문진해 처방전을 교부하는 것은 직접 진찰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한시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의 전화 상담·처방 비대면 진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대집 회장은 고발장 접수에 앞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상담·처방의 본질적인 취지를 왜곡하고 악용했다"며 "환자들에게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원격진료 제도가 함부로 도입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얼굴도 모르고 환자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은 채 간단한 몇가지 질문만으로 전문의약품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한 이번 사례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격진료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의사와 환자가 서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무면허의료행위 또는 부정수급 내지는 불법대리처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정부가 이처럼 전화 상담·처방이 왜곡되고 악용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제도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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