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車 '찰칵' 찍으면, AI가 견적 알려준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0.07.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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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車 '찰칵' 찍으면, AI가 견적 알려준다


사고로 자동차가 파손됐을 때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견인 등으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맡기고, 견적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지루한 과정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AI(인공지능)이 사고차량 사진을 인식하고 부품종류와 파손심도를 판단해 수리비를 자동 산출해주는 'AOS알파'가 공개됐다.

8일 오후 경기도 이천의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는 AOS 알파 시연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보험개발원·금융감독원·보험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업계에선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손해보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AOS알파는 AI가 사고 차량의 사진만으로 부품종류와 파손 정도를 판단해 예상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해주는 서비스다. 전국 손해보험사와 정비공장이 보험수리비 청구·지급을 위해 1992년부터 사용해 온 AOS(자동차수리비 산출 온라인서비스)에 AI 기술을 탑재해 개발했다.

보험개발원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노동집약적인 대물보상 업무를 효율화하는 기술로, 자동차보험 보상 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 소개했다.



적용대상 자동차 사고는 수리비 90만원 미만의 외판손상 사고다. 이는 전체 청구의 약 56%에 해당한다. 또 전체 차량모델의 약 90%를 차지하는 국산 승용차와 SUV 170대 차종이 대상이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5월부터 11개 손보사와 6개 공제조합에 보급을 개시했다. 각사별로 전산시스템 연계와 업무프로세스 변경, 보상직원 교육 등을 벌인 뒤 영업 현장에 활용한다.

AOS 알파가 상용화되면 보험회사는 사고 현장에서 곧바로 수리비를 안내해 보상 과정을 신속히 종결할 수 있다. 정비청구 견적과 AI 견적을 비교해 보다 정확한 손해사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기대한다. 중복 청구사진을 탐색하거나 사진촬영의 위치정보를 확인해 불필요한 보험금이 새는 것도 막을 수 있게 된다.


정비공장은 번호판 촬영만으로 사고차량 시스템 등록을 할 수 있다. 공장 입고차량과 보험사 등에 대한 각종 정보도 조회할 수 있다. 소비자는 예상수리비 정보를 빠르게 받아 보상처리 여부 등을 판단하는 등 보험 처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AOS알파는 최근 1년간 손상차량 이미지 100만건을 학습해 실무 정합도 70~80% 수준을 달성했다. 현재는 사진 촬영 시 빛 반사 또는 차량 오염으로 사고 견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학습데이터가 많을 수록 높은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류 개선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AI 기반의 이미지 견적시스템 개발·상용화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북미·유럽·일본 등 세계 12개 이상 보험사 등에서 진행 중이다. 중국 평안보험의 서비스는 약 2000만장 학습을 진행해 정확도 90% 수준을 달성하기도 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AI 모델학습과 기능 개선으로 예상수리비 정확도 향상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 뒤 정비공장과 소비자 등으로 사용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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