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 경신한 '빚투'…신용융자 13조 육박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7.09 15:40
글자크기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2차확산 우려에도 빚을 내 투자하는 일명 '빚투'가 13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4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 융자잔고가 6조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3개월만에 2배 가량 늘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빌린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통상 3개월)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돈을 회수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2조703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2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증시폭락장에 신용잔고가 6조878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이후 3개월 넘게 잔고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12조6479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2년여 만이다.


같은 기간동안 융자잔고 증가 상위 60종목을 살펴보면 대부분 수백~수천% 빚투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수익률까지 최대 170%까지 치솟는 등 빚투를 통해 고수익도 실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주가상승률은 37.49%에 달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2158.88)보다 12.27포인트(0.57%) 오른 2171.15에 개장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14.84포인트(0.69%) 오른 2173.7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65.96)보다 4.50포인트(0.59%) 오른 770.46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5.5원)보다 3.0원 내린 1192.5원에 출발했다. 2020.07.09.   dadazon@newsis.com[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2158.88)보다 12.27포인트(0.57%) 오른 2171.15에 개장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14.84포인트(0.69%) 오른 2173.72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65.96)보다 4.50포인트(0.59%) 오른 770.46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5.5원)보다 3.0원 내린 1192.5원에 출발했다. 2020.07.09. [email protected]
60종목 중 주가가 4월 대비 하락한 종목은 7개에 불과했다. 기간을 최근 한 달로 좁힐 경우 하락종목은 20개로 늘어났지만 평균수익률을 살펴보면 상승종목들이 두드러졌다.

한 달간 주가가 상승한 종목 30개의 수익률은 19.24%인 반면 하락종목들의 손실률은 -4.86%에 불과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유니온머티리얼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4월2일 대비 1017.83%나 증가했다.

이 종목의 수익률은 173.31%로 잔고증가 상위 60종목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신성이엔지의 잔고증가율은 1115.39%였고 △태평양물산, 914.22% △대웅 931.81% △SK 727.5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주가상승률도 20~90%대를 기록하며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도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이 든든한 증시버팀목이 되면서 지난 3월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가능성은 적다.

다만 증시가 추가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지수움직임과 별도로 개별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게 변수다. 종목별 편차가 커지면서 무분별한 빚투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증시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무리한 빚투는 지양하길 권고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시즌이 온만큼 상반기 코로나 여파에도 선방한 종목 중심으로 신중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