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Pandemic)을 선언한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티곤 있지만 불황 터널의 끝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 낙담만 커진다. 당초 여름 성수기를 기점으로 반등을 노리겠단 계획마저 장기화된 코로나 리스크에 불투명해지며 여행 생태계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나·모두 송출객 100만명→500명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무급 및 유급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여행업계의 상황은 암담하다. 3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에 진입, 국가·대륙 간 하늘길이 끊기며 여행이 막혔다.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을 포함, 3~6월 내내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다. 2분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모객 수는 각각 479명, 53명에 불과하다. 76만5000명, 36만5200명씩 송출했던 전년 동기보다 무려 -99.94%, -99.98%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국제선 여객 수가 1년 전보다 97.8% 급감한 가운데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히려 3분기부터 진짜 위기란 비관적 시선이 나온다.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기간이 9월이면 끝나서다. IMM PE(프라이빗 에쿼티)로부터 1300억원을 수혈한 하나투어마저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없으면 위험할 수 있단 우려다. 현재 자회사 통폐합, 해외지사 및 사무실 축소 고육책을 펼치고 있지만 업계에선 △고용유지지원금 기간 연장 △무급휴직 시 파트타임 근무 허용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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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카지노 언제쯤 열리나
관광 기금도 위험하다
지난 1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방역 전문업체와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자체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외국인 카지노 GKL과 파라다이스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이 막히며 타격이 크다. 방한 외국인이 99% 가까이 급감하며 VIP, 매스(MASS) 고객이 끊겼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이 마비된 상태다. 이에 파라다이스는 최근 그룹 임원 20%가 퇴진하고 직원 희망퇴직, 장기 무급휴가 등 고육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카지노산업 붕괴는 전체 여행시장 고사까지 촉진할 수 있단 우려다.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인 관광진흥개발기금의 20% 이상을 국내 카지노업체 매출에서 걷는 카지노 납부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출국납부금까지 사실상 '제로(0)'인 상황에서 카지노 적자로 기금규모가 위축되면 정부 지원으로 버티는 여행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이기훈 하나투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카지노 5개사 2분기 적자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가지만 3분기에도 크게 달라질 여지가 없다"며 "코로나 사태가 4분기까지 장기화된다면 파라다이스와 하나투어의 경우 연내 유동성 확보 조치가 반드시 선제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