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따상' 전문 SK, SK바이오팜 다음 타자 어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7.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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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바이오팜이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를 뜻하는 은어)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SK그룹 계열사 중 SK바이오팜 (91,700원 ▼800 -0.86%)의 뒤를 이을 IPO(기업공개) 기업으로 소재 회사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 IET), 생활가전 회사 SK매직 등이 꼽힌다. 둘 다 수조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대어급 기업으로, SK바이오팜에 이어 공모 시장의 흥행 열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 외에 SK실트론, SK건설 등도 잠재적인 IPO 후보로 꼽힌다.

코스피 '따상' 전문 SK, SK바이오팜 다음 타자 어디?


SK IET·SK매직, SK그룹 다음 IPO 주자로 주목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IET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JP모간을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했다.



SK매직은 2018년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한 뒤 IPO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 중 SK바이오팜 다음 IPO 기업으로 SK IET와 SK매직이 비교적 우선 순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 IET는 2019년 4월 1일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차전지 관련 소재 회사로, 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한다. 글로벌 배터리 분리막 시장 선두권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


SK IET의 지난해 실적(분할 신설된 2019년 4~12월 기준)은 매출액 2630억원, 영업이익 805억원, 순이익 636억원이다.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SK IET의 올해 매출액은 5080억원, 영업이익은 1440억원으로 예상했다. SK그룹의 2차전지 소재 회사라는 점에서 공모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SK매직은 2018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비교적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 그룹에서 복수 계열사의 IPO를 같은 시기에 진행하지 않는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SK IET 상장 일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SK IET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 SK매직의 최대주주는 SK네트웍스다.

SK매직은 IPO 계획과 별개로 렌탈 계정 확대를 통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K네트웍스가 2016년 인수한 뒤 SK그룹에 편입되면서 시장 지배력과 고객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019년 매출액은 8746억원, 영업이익은 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6%, 58.5% 증가했다. 시장 지배력 확대, 실적 성장과 함께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SK매직 신용등급(A0)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하는 등 IPO를 위한 요건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SK IET는 SK이노베이션 (116,300원 ▼2,100 -1.77%)의 100% 자회사, SK매직은 SK네트웍스 (5,920원 ▼200 -3.27%)의 100% 자회사로, IPO 성과에 따라 모회사의 기업가치 상승이 동반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SK바이오팜 IPO로 공모 시장에서 환호를 이끌어낸 만큼 향후 계열사의 IPO에도 관심이 상당할 수 있다"며 "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책정 등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오느냐가 중요하겠지만, SK바이오팜 사례에서 나타났듯 SK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은 공모 시장 투자자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따상' 두 번 모두 SK그룹…SK바이오팜 흥행 열기 이어갈까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시초가 확인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SK그룹은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를 뜻하는 은어) 전문?"

우리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30%로 바뀐 2015년 6월 15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신규 상장 기업의 '따상'은 딱 두번 있다. 주인공은 2015년 상장한 SK디앤디(SK D&D)와 약 5년 뒤인 지난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이다. 모두 SK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상장과 동시에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따상상상'이라는 재밌는 표현까지 만들어냈다. 역대 최초다. 상장 직후 3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수익률 337.7%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썼다.

코스피 '따상' 전문 SK, SK바이오팜 다음 타자 어디?
SK바이오팜의 이 같은 폭발적인 주가 상승은 신규 상장 기업의 특성상 기업 펀더멘탈보다 수급 측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역량 및 임상 노하우, 비교적 적은 유통 주식수, 성장 기대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상장에 앞서 공모 시장에서 뜨거운 투자 수요를 이끌어낸 점도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모 시장에선 SK바이오팜이 비교적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책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공모에 앞서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주로 6조~7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기업가치 기준 2조8192억~3조8373억원 수준의 희망공모가밴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공모시장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이미 신약 상업화에 성공한 바이오 기업으로 리스크가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투자 열기는 자연스럽게 달아올랐다. 공모 규모만 1조원에 근접한 초대어 공모주인데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 835.66대 1을 기록했다. 여기서 또 SK바이오팜의 선택이 빛났다. 수요예측이 흥행했는데도 공모가(4만9000원)를 밴드 상단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정했다. 결국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30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모았다. 역대 청약 증거금 최고 기록이다.

업계에선 SK바이오팜이 비교적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한 뒤 이후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공모 시장 투자자와 성장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예상대로 SK바이오팜 공모주 투자자는 대박을 터트렸다. 이에 따라 다른 SK그룹 계열사의 IPO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 IET, SK매직 외에도 반도체 재료 회사 SK실트론, 건설 회사 SK건설도 잠재적인 IPO 후보 기업으로 꼽힌다. 앞으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기업의 IPO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공모 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공모 규모가 큰 초대어 기업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공모 규모가 비교적 작은 코스닥 IPO 기업은 각각의 일반투자자가 확보할 수 있는 공모주 물량에 한계가 있어 '남의 잔치'라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SK바이오팜 효과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향후 등장할 대어급 IPO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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