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솔루스 이어 캐시카우까지 판다, 두산 구조조정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7.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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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타워 / 사진=두산제공두산타워 / 사진=두산제공


두산그룹이 전자소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를 국내 사모펀드운용사(PE)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한다. 클럽모우CC 매각에 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자산 및 계열사 매각으로 2023년까지 현금 3조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인데 올해는 이중 1조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확정된 매각 금액이 8800억원 정도로 올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두산 (137,000원 ▲4,100 +3.09%)은 7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은 전체 지분의 61%로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 보유 지분이다. 이번 딜에는 경영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7000억원대로 추산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서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가로 현금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해야 한다. 이 자구안을 실현하기 위해선 계열사 매각이 필수적이다.

◇두산솔루스 7000억대 매각 성사, 자구안 이행에 속도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종이처럼 얇은 구리 박)을 생산하는 업체로 수익성이 좋은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스카이레이크와 이번 매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매각 막바지까지 갔지만 두산이 매각금액이 낮다고 판단, 끝내 협상이 불발됐다.


이후 두산은 공개매각(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해 주요 대기업과 접촉했으나 예비입찰에 나서는 업체들이 거의 없었다. 이에 두산은 스카이레이크와 재협상을 통해 이번 매각을 성사시켰다.

두산솔루스 매각이 진행되면서 다른 자산 매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미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9일 클럽모우CC 매각을 통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18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은 입찰가로 이 금액을 써낸 것이다.

두산솔루스가 예상대로 7000억원에 매각되면 두산그룹은 8800억원대 현금을 손에 쥔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진행된 두산중공업의 희망퇴직과 지난 5월 휴업, 두산그룹 임원 급여 반납 등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도 1500억~2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합하면 1조원이 넘는다.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을 해서라도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박정원 회장의 약속이 빈 말이 아닌 셈이다.

두산그룹은 사옥인 두산타워도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막바지 매각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도 성사되면 8000억원대 현금이 추가로 들어온다.

◇캐시카우 '두산인프라코어'도 매각수순, 구조조정 박차

두산그룹은 채권단 요구에 부응하려고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팔기위해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두산밥캣의 지분이 빠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가 매각 대상이다. 매각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8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두산은 이밖에도 5000억~6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두산메카텍과 모트롤BG사업부 매각도 추진한다. 일부 자산과 부채, 수주계약을 신설회사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단행한 두산건설도 '통매각' 대신 시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매각은 두산그룹 차원의 첫번째 자산 매각"이라며 "두산그룹 자구책 중 가장 우선순위 매각이 원활히 진행돼 두산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과 상당부분 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약속한 연내 1조원 현금 조달 계획은 큰 문제 없이 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솔루스 이어 캐시카우까지 판다, 두산 구조조정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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