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기존의 손해보험사를 인수하기보다 디지털 손보사를 세우기로 가닥을 잡았다. 디지털 손보사는 손해보험 상품을 취급하되 보험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인터넷 등 통신판매로 진행하는 보험사다.
신한지주가 독자적으로 종합 손보사를 설립하려면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은데 디지털 손보사의 경우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로 인가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립이 쉽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한지주는 현재 2018년에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을 준비 중이라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생보사 통합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을 목표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며 최근 인사교류를 시작한 상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은 실무 차원의 검토일 뿐 아직 그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설립 논의를 진행하고 있진 않다”며 “당장은 생보사 통합이 우선 순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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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신한지주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KB금융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의 임기 내에 손보사를 그룹 포트폴리오에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금융그룹의 경쟁에서 비은행 계열사, 특히 보험사 인수는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거나 탈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깜짝 대형 매물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디지털 손보사 설립이 신한지주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내기 위해 단독 설립보다는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의 사례처럼 대형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융지주가 뛰어드는 만큼 신한지주가 디지털 손보사를 세운다고 하면 합작사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