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14명 다주택자…정 총리 "하루빨리 매각하라"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20.07.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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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국민신뢰 얻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7.8/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0.7.8/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 고위공직자에게 1주택만 남기고 매각할 것을 지시했다.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 관료들이 행동에 나서 국민에 신뢰를 줘야 한다는 취지다.

정 총리는 8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고위 공직자들이 여러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각 부처는 지자체를 포함한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최근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매우 좋지 않고 정부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신뢰를 잃으면)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심각한 상황이며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시기"라며 "사실 이미 그 시기가 지났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든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점을 함께 공감하고 각자 입장에서 최선의 정책을 준비하고 대비하길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이같은 메세지를 던진 것은 정부가 다주택 보유를 제한하는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으나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 등 고위 공직자들이 오히려 다주택자로 남아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주택보유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등 갭투자를 통한 다주택 보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주택가격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행정안전부 관보에 공개한 ‘2020년 정기 재산변동 사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8개부처 장·차관 40명 중 장관 8명, 차관 6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재산공개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주택자에 이름을 올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최기영 장관은 지난 4월15일 정부 방침에 따라 방배동 아파트 두채 중 한채를 매도했다. 현재 서울 방배동 아파트 한채를 소유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파트 1채와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 1 개를 보유 중이다. 홍 부총리는 분양권을 처분하려 했으나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의 납입금을 돌려 받을 수 없어 입주후 처분한다는 입장이다.

차관 중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주택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과 고기영 법무부 차관, 정병선 과기부 차관, 윤종인 행안부 차관 등은 2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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