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세 유튜버 리수진, 이번엔 '병원 방문' 브이로그 눈길

뉴스1 제공 2020.07.0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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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정상회담 때 김정숙 여사가 방문했던 옥류아동병원
의료 시설·기기 연일 홍보…강화되는 북한 유튜브 선전

옥류아동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갈무리)© 뉴스1옥류아동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료 보건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선 북한은 대내외 매체를 통해 자국의 의료 인프라를 적극 선전하는 모습이다.

북한 유튜브 계정 'New DPRK'는 지난 4일 '리수진의 1인 TV-제6회 병원에 간 수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계정은 7세 북한 소녀인 리수진의 일상을 브이로그(Vlog) 형식으로 편집해 시리즈로 공개하고 있다. 브이로그(Vlog)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일상을 촬영하고 편집한 콘텐츠를 말한다.



이날 리수진이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병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2013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8주년에 완공된 옥류아동병원이다. 평양 대동강 구역에 위치한 이 곳은 건축면적 3만 2800㎡, 지하 1층과 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9월 18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방문한 적도 있다.

리수진 모녀는 치과와 복부초음파 검사실을 차례로 방문해 간단한 검진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을 보면 우리의 치과와 비슷한 시설을 구비한 듯 보인다.



다만 리수진 모녀가 간단한 검진을 받으러 온 설정인 만큼, 영상에서는 치과 기기를 직접 사용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리수진의 어머니가 아이의 영구치가 제대로 나고 있는지 등을 걱정하자 의사는 "8살에서 9살 사이에 나올 것"이라며 그를 안심시키고 검진을 마친다.

옥류아동병원에서 복부초음파 진료를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갈무리)© 뉴스1옥류아동병원에서 복부초음파 진료를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 리수진.(유튜브 'New DPRK' 갈무리)© 뉴스1
리수진 모녀가 복부초음파 검사실로 이동할 때는 병원 내부가 스치듯 공개된다. 벽에는 토끼, 거북이 등 각종 캐릭터 스티커가 붙어있고, 천장에는 원색으로 꾸민 장식들이 달려있다. 이곳은 입원 중인 아동을 위해 교육 시설 등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수진이 CT실에서 검사를 받는 동안에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102(2013)년 10월 5일 다녀가신 CT실'이라고 적힌 액자가 클로즈업된다.


이처럼 북한은 최근 자연스러운 선전·선동 전략의 일환으로 유튜브를 통해 북한 내부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다만 미리 연출한 듯한 부자연스러운 장면도 포착된다. 리수진은 진료를 마치고 병원 밖으로 나와 "시설이 훌륭하지?"라는 어머니의 물음에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이 지으셨어요"라고 답한다. "위대한 아버지 사랑을 가슴에 안고 어떻게 해야겠어요?"라고 물음에는 어머니와 함께 "공부도 잘하고 생활도 잘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합창하듯 말하기도 한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김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북한 매체들은 자국 의료 시스템, 시설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오는 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까지 완공 예정인 평양종합병원 건설과 맞물려 전방위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평양종합병원 착공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보건 제도와 의료 인프라 개선 관련 보도를 부쩍 늘려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연일 평양종합병원이 건설되고 있는 현장 사진과 소식을 함께 전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류경안과종합병원과 류경치과병원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대외용 월간지 '금수강산' 7월호도 북한 최초로 복강경 수술을 연구·도입한 평양시제3인민병원을 소개했다. 이 곳은 지난 1988년에 설립됐으며 30여 개의 진료과를 두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올들어 자체 홈페이지 개설 보다는 유튜브 등 외국의 플랫폼을 활용한 선전선동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New DPRK' 외에도 'Echo of truth' 등의 계정을 통해 자연스러운 주민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평양의 주요 명소를 소개하는 등이다. 특히 관련 계정을 영어로 운영하는 곳도 있어 대외적으로 이미지 개선 및 향후 관광 사업 전개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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