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양성' 판정 받고도, 마스크 벗더니 "난 괜찮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7.08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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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리아(브라질)=AP/뉴시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3월18일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토 대통령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란 주장을 되풀이하며 브라질 언론들이 공포를 부추기며 전국적으로 히스테리를 일으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2020.3.25[브라질리아(브라질)=AP/뉴시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3월18일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토 대통령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쓰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란 주장을 되풀이하며 브라질 언론들이 공포를 부추기며 전국적으로 히스테리를 일으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2020.3.25


코로나19(COVID-19)에 대해 '작은 독감'일 뿐이라며 심각성을 깎아내렸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65)이 코로나19에 걸렸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생방송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해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 그게 인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은 계속된다. 브라질이라는 이 위대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와 내 인생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은 뒤 기자들을 향해 웃어보이며 "내 얼굴을 보라. 나는 정말 괜찮다"며 "날 위해 기도해 준 사람들, 또 그들이 원하는 만큼 나를 비판한 사람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이 근처를 산책하고 싶지만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그렇게 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6일 38도의 고열과 기침 등을 호소하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는 당일 지지자들과 만나 "나의 무결함을 알리기 위해 폐 엑스레이를 촬영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대사관에서 관계자들과 식사를 한 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일간지 오글로보(O Globo)에 따르면 토드 채프먼 주브라질 미국대사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외무장관, 국방장관, 자신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등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 했다.

채프먼 대사를 포함해 당시 자리에 동석한 이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오글로보는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놓고 "작은 독감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최근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운동 선수 출신인 나는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인구의 70%가 감염되는 걸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 활동 중단은 궁극적으로 코로나19를 막는 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야기할 것"이라며 봉쇄에 반대해왔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2만8283명으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사망자는 6만563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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