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日정부 대응에 크루즈 오명..하지만 여행 재개 꿈꿔"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2020.07.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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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권 이라이프투어 대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요즘. 많은 이가 '코로나 종식'을 꿈꾸며 이 말을 새긴다. 힘들 때면 흔히 읊조리는 한마디지만, 코로나 직격탄을 제대로 받는다면 이 말을 수용하기까지의 심경은 남다르다.



몇 달간 매출이 0원. 코로나로 회사 업무가 마비됐다. 수입이 제로이니 직원 모두 휴직할 수밖에 없었다. 크루즈 여행사를 운영 중인 강병권 이라이프투어 대표가 처한 상황이다. 그는 홀로 출근해 사무실을 지킨 지 꽤 됐다.

연초만 해도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 모두의 바람처럼 반짝 지나갈 유행병 정도길 바랬다. 하지만 5월까지 꽉 찬 예약이 전면 불발됐다.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건이 엎친 데 덮친 격 크루즈 산업의 악재가 됐다. 주변에서는 "이제 망하는 거 아니냐"며 강 대표에게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강병권 이라이프투어 대표/사진제공=이라이프투어강병권 이라이프투어 대표/사진제공=이라이프투어


"거대한 빙하 위에 맨발로 서 있습니다."

강 대표는 최근 심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당장 어떻게 손쓸 수 없다고,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대기업을 뛰쳐나와 2014년부터 일궈 온 회사였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기로 다짐했다.

'우리(이라이프투어)만의 어려움도 아니질 않는가.' 몇몇 크루즈 여행사도 한마음으로 이렇게 버틴다고 했다.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냐"라고.


코로나 사태만 진정된다면 재기는 문제없다고 강 대표는 자신했다. "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아왔고 재구매도 높은 편"이라며 "로얄캐리비안크루즈(글로벌 크루즈 선사) 한국 사무소에서 베스트 세일즈 퍼포먼스상을 2년 연속 받는 등 성과를 냈고, 모객 활동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버티면 그만인 일이다. 하지만 강 대표에겐 몇몇 우려가 있다. 첫째는 크루즈선에 대한 색안경이다. 일본 정부가 자국 항구에 정착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방치, 집단 감염 사태를 키운 대처가 마치 크루즈선 자체에 문제 있는 것처럼 확대됐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어울리는 크루즈 여행 특성상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할 순 있지만 크루즈선 자체가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비치는 게 유감"이라며 "식당 앞 손 소독기를 필수로 사용케 하거나 세면대를 설치한 선박도 많고, 선내 선실 청소는 오전부터 밤까지 계속 이뤄지면서 코로나 유행 전부터 방역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루즈 감염에 대한 내용들이 과하게 보도되고 사실이 아닌 내용이 퍼지는 것을 정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여행 업계 지원에 대한 당부도 표했다. 당장의 현금 지원도 필요하지만, 여행업이 다시 부상했을 때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급감한 여행객들이 다시 나올 때를 대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관련 업계에서는 비행기 표 값이 앞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하는데, 갑작스런 변화로 시장에 혼동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막힌 여행길이 시원하게 뚫리는 걸 간절히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휴직 중인 직원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부지원금 덕분에 직원들 월급은 챙겨주지만, 코로나로 이들과 함께할 수 없을까 걱정인 것이다.

"직원들을 잃고 싶지 않아요. 직원 상당수를 여행업이 아닌 다른 업계에서 데려왔어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을까 고민이에요. 실제로 그럴 능력이 있는 인재니까요. 저희 직원들 모두 반드시 지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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