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6% 급등…닮았다는 2015년엔 '상승 뒤 폭락'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7.0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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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중국 증시의 갑작스러운 급등을 두고 외신들은 중국 관영언론의 힘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미국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있다면 중국엔 관영언론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식 증시 띄우기는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일어났으며 늘 급락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증시는 5.7% 급등했다. 하루새 유입된 자금은 증시를 통틀어 4600억달러(550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 7월 이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7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 오른 3345.34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전날보다 2.23% 급등한 3407.08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됐다.



중국 증시의 변신은 관영 신화통신의 증권전문지인 중국증권보에서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 매체는 1면 사설에서 "'건강한 불마켓(강세장)'은 지난 30여년간 강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투자자들은 자본시장에서의 부의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같은날 인터넷 블로그에도 "하하하하! 새로운 불마켓이 점점 분명해 지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자 중국 온라인에선 '주식계좌 개설' 검색량이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블리클리 투자자문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 투자전략가는 CNBC에 "미국에선 연준이 불마켓을 짜낸다면 중국엔 관영매체가 그렇다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중국 증시가 하루에 6%가량 오를 만한 경제적 정당성이 별로 없다"면서 이번 장세는 2015년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러엄스도 "중국에는 정책입안자들이 미디어를 이용해 증시를 띄운 오랜 역사가 있지만 항상 끝은 좋지 않았다"고 했다.

CNBC를 비롯해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 등 외신들까지 지난 6일 시작된 중국 상승장은 여러모로 2015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당시 상하이증시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중순까지 1년동안 140%나 급등했지만 이후 석달간 반토막났다.

당시 중국 정부는 경제가 생각보다 낮은 성장을 기록하자 관연언론을 이용해 주식 투자를 적극 독려했다. 금융당국까지 나서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돈을 빌려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증권회사에 내야하는 증거금률을 20%까지 낮추는 등 규제 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 과열 현상이 일어나자 결국 증거금율은 50%, 100%까지 점진적으로 인상됐고, 결국 증시는 폭락장으로 끝나고 말았다.

문제는 현상황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강한 랠리 후 시장은 재정비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중국 규제당국은 증시가 급등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여전히 투자 기회가 남았음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증시의 신용증거금 규모는 2016년이후 다시 증가해 현재 1조1600억위안(약 198조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주식거래에 개미들이 뛰어들기 시작하면 빚더미 폭탄이 터질 수도 있따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반면 이번엔 2015년 같은 증시 급락장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 발표된 6월 차이신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3.4포인트 오른 58.4를 기록하는 등 실제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또 미국 등과 달리 중국내에서 코로나19가 더 통제가 잘되고 있는 점도 근거로 제시된다.

2015년 당시보다 마진거래 규제가 강화됐을 뿐더러 급격한 중국 당국이 과거와 같은 급격한 상승장을 막기 위해 각종 대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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